13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입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이정후의 계약 총액은 6년, 1억1300만 달러(1489억원)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 문을 노크한 이정후를 향한 현지 관심은 꽤 높았다. 하지만 어느 매체도 1억 달러(1320억원) 이상의 계약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달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자유계약선수(FA) 랭킹 톱50을 선정하며 이정후의 이름을 14위에 올렸다. 외야수로 범위를 좁히면 코디 벨린저(4위)에 이은 2위. ESPN은 이정후의 비교적 어린 나이를 조명하며 중간 정도 파워를 갖춘 선수로 중견수와 우익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ESPN이 예상한 이정후의 계약은 5년, 총액 6300만 달러(832억원). 미국 CBS스포츠는 6년, 총액 9000만 달러(1188억원)로 전망했다.
이정후는 포스팅으로 1억 달러 계약을 따낸 아시아리그 출신 첫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가장 높은 따낸 건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29·일본)다. 요시다는 지난해 12월 5년, 9000만 달러에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었다. 요시다에 앞서 타자 포스팅 최고 계약은 지난해 3월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28·일본)의 5년, 8500만 달러(1122억원)였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평정한 타자들도 포스팅 1억 달러를 '넘사벽'에 가까웠다.
이정후의 계약은 올겨울 MLB 이적시장에서 상위권에 해당한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10년 총액 7억 달러)와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 7년 총액 1억7200만 달러)에 이은 전체 3위. 세 선수를 제외하면 1억 달러 이상 계약이 없다. 통산 82승을 기록 중인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4년 총액 8000만 달러, 1056억원), 올스타 투수 소니 그레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3년 총액 7500만 달러, 990억원) 모두 마찬가지.
'이도류' 오타니를 제외하고 '순수 타자'로 범위를 좁히면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3년, 총액 4500만 달러(594억원) 계약이 '빅딜'에 속했다. 칸델라리오는 빅리그 통산 88홈런을 기록 중인 거포. 이정후를 향한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샌프란시스코가 말 그대로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