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두 가지 희망을 맛봤다. 5년 차 3루수 노시환(23)이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또한 2년 차 오른손 투수 문동주(20)도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한화는 새해를 맞이하며 더 큰 꿈을 꾼다. 2023시즌 챔피언 LG 트윈스가 영감을 줬다. LG도 한화처럼 하위권에 머무른 시기(2003~2012)가 있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해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뤘다.
노시환과 문동주 역시 LG와 같은 비상(飛上)을 꿈꾼다. 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LG의 우승을 바라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컸다. 문보경(LG)과도 최근 만났는데, 한국시리즈(KS)가 아시안게임(AG) 결승전보다 더 긴장됐다고 하더라"며 "29년 동안 LG는 구단도, 많은 선배님도 우승을 바라보고 달렸을 거다. 그 노력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고 했다.
노시환은 "한화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부러워하기만 하지 않겠다. 지난해는 우리도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질 수 있게 한 1년이었다"라고 했다. 문동주도 "모든 선수는 가을야구를 목표로 삼고 훈련한다. 팀이 최대한 높이 올라갈 수 있게 하고 싶다"며 "KS를 지켜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겠다'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다짐했다.
노시환과 문동주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여러 시상식을 함께 다녔다. 그에 앞서 국가대표 4번 타자와 선발 투수로 2022 항저우 AG,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함께했다. 노시환이 1군 풀타임을 처음 뛴 문동주와 긴 시간을 처음으로 함께한 해였다. 문동주는 "시환이 형과 함께한 시간이 정말 많았다. 항상 세트처럼 움직였다"고 비유했다.
둘은 서로에게 어떤 선후배일까. 노시환은 "동주가 마냥 해맑은 아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약간 4차원"이라면서 "은근히 자신만의 야구적인 고집, 강단이 있다. 그러면서 상대를 존중할 줄도 아는 애늙은이"라고 소개했다.
문동주는 "내가 신인 때 시환이 형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그라운드에서는 너무 든든한 형이다. 수비든 공격이든 언제나 그렇다. 수비를 나갈 때도 마운드를 향하는 내게 농담을 한마디씩 던져준다. 마운드에서 편하게 공을 던지도록 도와주는 야수"라고 말했다.
노시환은 "동주가 앞으로는 국가대표 에이스로서 대표팀을 20년 이상 이끌어줘야 한다"며 "그런 동료가 한화에 있어 감사하다. 혼자 태극마크를 달았다면 외로웠을 것 같다. 어린데도 든든한 동료가 돼줘서 동주가 기특하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다"고 치켜세웠다.
한화의 희망인 만큼, 둘을 향한 팬들의 애정도 뜨겁다. 두 선수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한화 팬들이 항저우에도, 도쿄에도 나타났을 정도다. 한화가 출시한 문동주 신인왕 기념 상품은 첫날 2억원, 최종 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노시환의 2관왕 기념 상품도 출시가 예고됐다.
문동주는 "지난해 너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어디를 가도 저희 유니폼을 들고 응원해 주셨다. 그만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시환은 독자들과 팬들을 향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프로야구에 많은 사랑을 부탁드린다. 몸 건강히 지내실 수 있는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가 갑진년인데 내가 마침 용띠다.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것처럼 팬분들이 행복해지실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며 "도쿄돔에서 4만 관중이 가득 차 있는 속에 뛰는 소중한 경험을 해봤다. KS 같은 더 큰 무대에서 한화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더 뜨겁게 느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