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판단에 100억원이 넘는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공정위는 넥슨코리아가 온라인 PC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 안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관련 정보를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알린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010년 5월 단기간 내 캐릭터의 능력을 높이기를 원하는 이용자들의 심리는 겨냥해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도입했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의 전체 매출 중 약 30%를 차지하는 대표 수익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넥슨은 큐브 판매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잠재 옵션이 적게 나오거나 나오지 않도록 확률 구조를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바꾼 뒤 이를 '모험을 하며 알아갈 수 있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관련 문의에 대해서는 '빠른 답변 진행은 고객의 재문의 접수 시점만 당기므로 적절한 시점까지 답변 진행을 홀드하라'고 내부적으로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2013년 7월부터는 장비의 최상위 등급(레전드리)을 만들고 해당 등급으로의 상승이 가능한 '블랙 큐브'를 출시했다.
최초에는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다가 같은 해 12월까지 1.4%까지 매일 조금씩 낮추고, 2016년 1월에는 다시 1%로 내리고도 해당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큐브의 확률 변경 히스토리 노출 범위는 최대한 숨기겠다는 방침은 2021년 3월 확률 공개 이후에도 지속됐다고 봤다.
버블파이터의 경우 게임 내 이벤트인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매직 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골든 숫자카드가 나올 수 있도록 확률을 부여하다가, 10차 이벤트부터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 바늘을 5개 사용할 때까지는 골든 숫자카드 출현 확률을 0%로 설정했다.
6개 이상의 매직 바늘을 썼을 때만 일정 확률로 골든 숫자카드 획득이 가능하도록 확률을 설정하고도 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시행 이후 최초의 전원회의 심의 사건으로서 게임 서비스 제공 사업자의 이용자 기만 행위 등에 대해 역대 최다 과징금을 부과해 관련 사업자들로 하여금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넥슨은 일단 사과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확률 공개 의무가 생기기 훨씬 전의 사건이고, 이미 자정 작업을 펼치고 있는 점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공정위 의결서를 받으면 검토를 거쳐 이의 신청을 하거나 법정 다툼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공정위 결정에 참여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확률 공개 의무가 없던 시점에 공개되지 않은 모든 확률 변경 행위에 대해 처벌될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결정으로 국내 게임 산업 시장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