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이적을 염두에 둔 프랑스 전설 에마뉘엘 프티는 북런던 라이벌 두 팀을 행선지 후보로 뒀다. 결과적으로 그가 택한 구단은 아스널. 프티가 이때의 비화를 최근 공개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0일(한국시간) “토트넘이 (프티에게) 택시비를 대주고 아스널에 입단했다”며 “아스널 데뷔 시즌에 트로피 두 개를 거머쥔 프티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1988년 자국팀인 AS 모나코에서 프로에 데뷔한 프티는 줄곧 프랑스 무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1997년이 돼서야 해외 도전에 나섰다. 오랜 기간 프랑스 대표팀 멤버로 활약한 터라 그에게 손을 뻗는 팀들이 여럿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대표 라이벌인 토트넘과 아스널이 적극적이었다. 프티는 최근 영국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그때의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했다.
프티는 “토트넘, 아스널과 같은 날 (이적을 위한) 미팅을 가졌다. 아침에 토트넘을 만났는데, 그때는 두 구단의 라이벌 구도에 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야기를 마치고) 토트넘 경기장을 나설 때, 택시를 예약했는데 택시 기사가 길을 물어봐서 아스널 주소를 알려줬다. 그 택시를 토트넘이 선불로 결제했다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토트넘은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애초 프티는 자신의 숙소에서 생각할 시간을 갖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널은 당연히 택시에 호텔을 도착지로 이야기했다. 그런데 프티가 중간에 목적지를 바꿨고, 토트넘이 돈을 지불한 택시를 타고 아스널로 향했다. 결국 프티는 프랑스 지도자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과 계약했다.
그는 “토트넘 측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스널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다른 클럽들도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모두에게 결정을 내리고 답을 알게 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지만, 며칠 후 아스널과 계약하고 신문에 갑자기 기사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프티가 입단한 첫 시즌, 아스널은 EPL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했다. 토트넘은 강등권에서 싸우다가 1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졸지에 이상한 그림을 만들고 아스널로 간 프티는 “그때 라이벌 구도의 압박감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