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인 줄 알았던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의 이별이 바이아웃이 아닌 돈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나폴리가 충분히 잡을 수 있었는데도 놓쳤다는 이야기다.
나폴리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이탈리아 매체 아레아 나폴리가 1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지 기자인 발터 데 마지오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민재가 바이아웃 조항 때문에 떠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민재는 지난시즌까지 나폴리에서 뛴 후 올 시즌 뮌헨으로 이적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보내는 첫 시즌이었지만, 적응과 리그 제패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즌 내내 유럽 리그 정상급 센터백으로 기량을 폭발시켰다. 뛰어난 볼 경합 능력과 드리블, 넓은 수비 범위, 빌드업 기술까지 완성된 현대형 센터백이라는 칭찬이 그를 따랐다.
33년 만에 나온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에서 김민재의 비중도 당연히 컸다. 시즌 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에도 선정됐다. 아시아 선수 사상 최초의 수상이었다.
그러나 당시부터 이미 모두가 나폴리와 김민재의 결별을 예상했다. 김민재와 나폴리의 계약에는 바이아웃이 포함돼 있었다. 바이아웃 조건이 있으면 다른 구단은 해당 선수에 맞는 금액을 소속팀에 지불하고 영입할 수 있었다. 김민재가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시키면 나폴리보다 성적과 재정 조건이 좋은 빅 클럽으로 이적을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됐다. 유럽 주요 명문 클럽으로 꼽히던 뮌헨이 김민재를 데려갔다. 추정 이적료는 5000만 유로(721억원).
그런데 데 마지오는 바이아웃이 이적의 핵심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민재는 바이아웃 조항 때문에 나폴리를 떠난 게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이를 믿지 마라"며 "김민재는 더 많은 돈을 요구했고, 구단은 김민재에게 그 돈을 주고 싶어하지 않았다. 바이아웃 조항 때문이라는 이야기는 헛소리"라고 말했다.
데 마지오는 결국 문제는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이라고 지적했다. 나폴리는 김민재 이적 외에도 우승을 이끈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크리스티아누 지운톨리 단장도 팀을 떠났다. 이 모든 배경에 라우렌티스 회장이 있다는 게 데 마지오의 생각이다.
데 마지오 기자는 "스팔레티 감독은 라우렌티스 회장의 결정에 참을 수 없었다. 결국 나폴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라우렌티스 회장은 지운톨리 단장이 떠날 것도 알았다. 그의 선택을 함부로 판단할 생각은 없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면서도 "라우렌티스 회장이 늦게 움직인 점은 지적하고 싶다. 그는 오래 전부터 김민재, 스팔레티 감독, 지운톨리 단장이 떠날 걸 알고 있었다. 왜 적절한 시기에 대안을 찾지 못했을까? 그는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데 마지오의 비판처럼 나폴리는 세 사람의 빈자리를 전혀 채우지 못했다. 후임 사령탑으로 루디 가르시아 감독이 부임했으나 불과 3개월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이후 발터 마차리 감독이 왔으나 팀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김민재 대신 영입된 나탄, 지난 시즌 파트너였던 아미르 라흐마니 모두 지난해만 못하다.
결국 '라우렌티스 회장이 제대로 했다면'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김민재에게 더 큰 투자를 했다면, 스팔레티 감독을 존중했다면 과연 나폴리의 현재 성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