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빈자리를 채울 첫 번째 대안은 유영찬(27·LG 트윈스)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포크볼만 좀 더 완벽하게 만들면 30세이브 이상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LG는 오프시즌 고우석이 이탈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 문을 노크한 그가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면서 작지 않은 공백이 생겼다. 2022년 KBO리그 구원왕 출신인 고우석은 통산 139세이브를 기록 중인 마무리 투수. 전력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을 대체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혔다. 유영찬이 지난해 1군에 데뷔한 신인이라는 걸 고려하면 파격에 가깝다.
더욱이 LG는 2022년 KBO리그 홀드왕 출신 사이드암스로 정우영을 보유했다. 정우영은 시속 150㎞를 훌쩍 넘기는 고속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발돋움했다. 고우석의 역할을 대체할 후보로 고려할 수 있지만 염경엽 감독의 시선은 유영찬으로 향한다. 염 감독은 "유영찬은 150㎞/h에 가까운 공을 던질 수 있다"며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구사하는데, 구종 가치가 나쁘지 않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유영찬은 지난해 67경기에 등판, 6승 3패 1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개막전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안정된 투구로 필승조 한자리를 꿰찼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중 "경험만 계속 쌓이면 충분히 승리조로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3경기에 등판한 유영찬은 평균자책점 1.50(6이닝 1실점)으로 팀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김경태 LG 투수 코치는 "유영찬은 수직 무브먼트가 상당히 좋다. 포심 패스트볼의 RPM(회전수)도 수준급이다. 타자들의 체감 구속은 더 빠르게 느껴진다고 하더라"며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구종 가치가 높은 선수"라고 말했다. 정우영은 2024시즌 뒤 포스팅으로 빅리그 진출을 시도할 전망이다. 베테랑 김진성은 1985년생으로 나이가 적지 않다. 김 코치는 "(감독님께서) 장기간 마무리 투수로 키우려고 (유영찬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지난해 큰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몸 상태에 이상 없으니까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