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드라마 KBS2 ‘고려 거란 전쟁’이 원작 왜곡을 두고 원작자와 제작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제작진은 한목소리로 “원작과 별개 작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원작자는 “웃기지도 않는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먼저 논란이 된 시점은 지난 16회 방송부터다. 현종(김동준)이 분노에 휩싸여 말을 타고 개경을 질주하다 낙마하고 피투성이가 된다.
또 화를 못 참고 강감찬(최수종)의 목을 조르려고 하거나 허술한 정치력을 보이는 등 “현종이가 무슨 금쪽이냐”며 크게 비난받았다.
여기에 원작자인 길승수 작가가 SNS를 통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며 논란의 불씨는 더 커졌다. 길 작가는 지난 15일 “제가 쓴 원작과 역사책을 KBS에 제공했다. 그것을 이용해 (대본을) 쓰면 되는데 (작가가) 자기 고유의 대본을 쓰겠다고 저러고 있다”면서 “재밌게 쓰거나 실력이 뒷받침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결국 KBS 시청자 게시판에 “’고려 거란 전쟁’ 드라마 전개를 원작 스토리로 가기를 청원한다”는 제목의 청원 글도 올라왔다. 사태가 커지자 23일 ‘고거전’ 전우성 PD와 제작진이 나서 직접 해명했다.
이들은 “’고거전’은 길승수 작가 원작과 별개의 작품”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작 계약에 따라 원작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 소설은 ‘고려 거란 전쟁’을 태동시키기도 근간을 이루지도 않는다. (원작자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고거전’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다룬다.
평균 시청률 9~10%를 유지하는 등 인기 드라마이지만 최근 원작자와 제작진 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