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이 1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 2차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태권도협회 제공 "안세영(삼성생명) 선수가 천위페이(중국)에게 그렇게 많이 지고도 멘털을 잡고 이겼다고 말하더라. 그 영상이 내게는 정말 큰 동기 부여가 됐다."
파리 올림픽 남자 태권도 국가대표팀에 새로운 간판스타가 탄생했다. 박태준(20·경희대)이 6전 전패 상대였던 장준(24·한국가스공사)을 꺾고 한 장뿐인 파리 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었다.
박태준은 1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국내 선발전(3판 2승제)에서 1·2차전에서 모두 승리하고 출전권을 얻었다.
박태준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최고의 난적을 상대로 이뤄냈다. 장준은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 랭킹 3위에 올라와 있는 남자 태권도의 간판스타였다. 도쿄 올림픽 동메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국제 대회 수상 실적도 뛰어났다.
1일 국가대표 선발전 2차전에서 장준을 공략하는 박태준. 사진=한국태권도협회 제공 1차전 1라운드에서 장준이 승리할 때만 해도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박태준이 달라졌다. 박태준은 시작과 동시에 몸통 차기로 2점을 얻은 후 20여 초 뒤 뒤차기로 4점을 선점했다. 이어 종료 30여 초를 남겨놓고 연속 몸통 차기로 2라운드를 가져왔다. 박태준은 곧바로 3라운드까지 승리했다. 5-4로 팽팽했던 라운드 종료 30여 초 전 앞발 차기에 성공, 3점을 얻은 후 몸통 공격까지 성공해 1차전을 라운드 스코어 2-1(4-6 12-5 11-9) 승리로 마쳤다.
2차전 역시 비슷하게 흘러갔다. 장준이 1라운드를 잡고 2차전 승리를 노렸으나 한 번 살아난 박태준의 기세를 막기에 어려웠다. 2-2 동점 상황에서 몸통 일격으로 역전한 박태준은 옆차기 기습을 성공시켜 2라운드에서 승리했다. 그는 3라운드에도 연속 옆차기로 초반 앞섰고, 마침내 라운드 점수 2-1(4-7 4-2 9-7)로 최종 승자가 됐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는 박태준의 모습. 사진=대한태권도협회 제공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태준은 강적 장준을 꺾은 것에 대해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였다. 자신감을 가지려고 했고, 몸싸움에서 이길 수 있게 훈련했다. 상대가 한 명으로 정해져 있으니 집중적으로 분석해 대비했다. 수비가 좋고 앞발인 왼발을 정말 잘 쓰는 선수다. 앞발을 최대한 묶을 수 있게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박태준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1위 안세영을 보고 힘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상대였지만, 주변 분들이 모두 다 날 믿고 응원해 주셨다"며 "어쩌다 보니 안세영 선수와 천위페이의 경기를 봤다. 안세영 선수가 천위페이에게 그렇게 많이 지고도 멘털을 잡고 이겼다고 말하더라. 그 영상이 내게는 정말 큰 동기 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안세영과 동반 금메달 가능성에 관해 묻자 "그러면 꿈만 같겠다"고 기대했다.
이제 더 큰 무대에서 더 강력한 상대를 만나야 한다. 박태준은 "외국 선수들은 리치도 길고, 변칙 발도 상당히 좋다. 수비가 아직 내 약점이다. 수비와 집중력을 더 보완하고, 체력과 임팩트를 키워 득점을 올리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대회 목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한다. 종주국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꼭 금메달을 획득해 오겠다"고 했다.
한편 한국 태권도 대표팀은 남자 80㎏급에선 서건우(한국체대·4위), 여자 67㎏ 초과 급에선 이다빈(서울시청·3위)이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여자 57㎏급에서는 다음 달 대륙별 선발전에서 상위 2위 안에 들 시 출전권 한 장을 추가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