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 부천 하나원큐의 가드 박소희(21·1m78㎝)가 데뷔 첫 봄농구를 할 수 있을까. 긴 부상을 털고 코트로 복귀한 그가 최근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하며 ‘신인왕’의 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박소희는 지난 2021~22시즌 WKBL 신입선수 선발회 1라운드 2순위로 하나원큐에 지명, 프로 3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데뷔 시즌 포워드 이해란(용인 삼성생명) 변소정(인천 신한은행)과 함께 '신인 빅3'로 꼽혔다. 장신 가드인 그는 포워드까지 맡을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췄고, 이훈재 전 감독은 일찌감치 박소희에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박소희는 첫 시즌 무릎 피로골절 탓에 긴 출전 시간을 소화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지난 2022~23시즌, 그는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 아래서 주전 식스맨으로 활약하며 입지를 넓혔다. 당해 신인상 부문에선 유효표 110표 중 106표를 싹쓸이하며 WKBL 최고 신인으로 우뚝 서기도 했다. 시상대에 올라 “더 좋은 모습으로 성장해 최우수선수(MVP)까지 받아보고 싶다”라고 울먹이며 화제가 됐다.
박소희의 세 번째 시즌은 개막 직전 무릎 피로골절로 다시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하나원큐는 베테랑 김정은(37) 가드 신지현(29) 센터 양인영(29) 등 신구조화를 앞세워 경기력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 3시즌 5위·6위·6위에 그치며 압도적인 ‘1약’이라는 시선에서 벗어났다는 평이다. 2019~20시즌 이후 창단 두 번째 봄농구를 바라보고 있다.
박소희의 복귀는 하나원큐 입장에서 천군만마다. 지난달 13일 복귀한 그는 첫 5경기서 도합 8득점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최근 4경기에선 3차례나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1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의 2023~24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선 13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을 기록, 팀의 61-57 승리를 이끌었다. 하나원큐는 이날 승리로 5위 신한은행과의 격차를 2경기로 벌렸다. 잔여 5경기에서 3승만 수확한다면 4년 만에 봄농구를 확정한다.
박소희는 12일 신한은행전에서 공·수 모두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장신 가드인 그의 장기를 보여줬다. 그는 신한은행전 승리 뒤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신인상을 받고 많은 기대를 해주셨는데, 부상으로 복귀가 늦어 아쉬웠다. 후반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