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지난 1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V리그 IBK기업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5-18, 26-24, 23-25, 24-26, 15-12)로 이겼다. 5라운드 첫 경기였던 지난달 30일 한국도로공사전을 시작으로 5연승의 신바람을 탔다.
하지만 김연경도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도 환하게 웃을 수가 없었다.
목표로 한 승점 3은 물론, 61일 만의 선두 탈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이날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 또는 3-1로 이겨 승점 3을 얻었더라면 한 경기 적게 치른 현대건설을 끌어내리고 61일 만의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이 무릎 부상으로 빠졌지만,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이번 시즌 4전 전승을 달린 데다 최근 팀 분위기가 좋아 1위 탈환이 목표였다.
흥국생명은 1~2세트를 따내며 분위기도 가져 왔다. 그러나 3~4세트를 접전 끝에 23-25, 24-26으로 내줬다. 5세트 접전 끝에 승리, 흥국생명은 승점 64(23승 6패)를 기록하며 선두 현대건설(65·21승 7패)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김연경은 경기 종료 후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지만 3세트 승리로 끝낼 수 있었던 경기가 5세트 승부까지 이어진 것은 내 잘못이 컸다"고 자책했다. 3세트 23-24와 4세트 접전 상황에서 범실을 기록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책임감의 표현이다.
김연경은 "경기를 추분히 끝낼 수 있었던 상황에서 그러지 못해 내 자신에게 아쉽다"며 "(선수단 모두) 오늘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김연경은 팀 내 가장 많은 31득점을 기록했고, 성공률도 43.94%로 좋았다. 또 디그도 33차례나 했다. 프로 데뷔 시즌 기록한 개인 한 경기 최다 디그와 타이를 이뤘다. 그만큼 몸을 던지고 또 던졌다. 승부가 갈린 5세트에는 6점이나 책임졌다. 특히 7-7에서 3연속 공격 득점을 올려 승기를 가져온 데 이어 10-8, 11-9에서도 귀중한 득점을 추가했다.
이날 23득점(성공률 26.58%)을 올린 아시아쿼터 레이나 토코쿠가 너무 부담이 컸던 탓인지 경기 종료 후에 눈물을 보이자 김연경이 다가가 안아주기도 했다.
윌로우가 큰 부상은 아니지만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돼 주포 김연경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김연경은 "오늘 경기를 이겨 다행이다. 그러나 (승점 2 획득에)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오늘 채우지 못한 승점 1이 나중에 어떻게 작용할지 두고봐야 한다. 5라운드 마지막 페퍼저축은행에서 승점 3을 획득해야 한다. (6라운드) 남은 경기 역시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