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낭트의 스타드 드 라 보주아르에서 열린 FC 낭트와 PSG 2023~24 리그1 22라운드에 출전한 이강인의 모습. 사진=PSG사진은 지난 13일 PSG 훈련에 합류한 이강인의 모습. 사진=PSG SNS
이강인이 이른바 ‘탁구 게이트’ 논란 이후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몇 차례 날카로운 패스를 기록한 그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기록상으로는 흠잡을 곳이 없었지만, 현지 매체에선 저조한 평점을 주며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이강인은 18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낭트의 스타드 드 라 보주아르에서 열린 FC 낭트와 PSG 2023~24 리그1 22라운드에서 선발 출전, 약 61분 활약한 뒤 우스만 뎀벨레와 교체됐다. 팀은 후반에만 2골을 몰아쳐 공식전 5연승 포함 1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이날 팬들의 관심사는 이강인에게 향했다. 이강인은 이달 초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한 뒤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한 주 휴가를 받은 그는 리그 경기에서 결장했고, 주중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중 현지 매체에 따르면 뤼카 에르난데스와 일부 선수가 복통으로 인해 출전이 어려워졌다. 전체 명단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 중 증상이 가장 심한 이강인은 아예 명단에서 빠졌다.
이후 재차 훈련에 복귀한 이강인은 낭트전에서 정상적으로 소집됐다. 애초 현지 매체에선 이강인의 선발 가능성을 낮게 점쳤으나, 그는 당당히 선발로 출격했다. 영국 대중지 더선이 14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저녁 후배들과 언쟁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보도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회 기간에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며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요르단과의 준결승전 당시 손흥민과 이강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강인의 활약은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 포지션인 오른쪽 윙어에서 날카로운 드리블과 크로스를 시도했다. 전반 18분엔 본인이 직접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보기도 했다.
이어 브래들리 바르콜라, 워렌 자이르-에머리에게 패스를 건넸으나 모두 슈팅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낭트의 백5 수비진에 고전한 PSG는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 실점을 내줬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간담을 쓸어내렸다.
후반에도 양상은 비슷했다. PSG는 좀처럼 낭트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하지만 행운의 선제골이 나왔다. 후반 15분 루카스 에르난데스의 중거리 슈팅이 무사 시소코를 맞고 절묘하게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PSG는 직후 이강인 대신 뎀벨레를 투입했다.
PSG는 후반 33분 음바페가 페널티킥(PK) 골을 터뜨렸고, 이를 마지막까지 지켜 승점 3을 가져왔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날 패스 성공률 90%(54회 성공/60회 시도)·키 패스 2회·크로스 성공 2회·빅 찬스 생성 1회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3번의 경합에선 모두 패배했다. 소파스코어는 이강인에게 평점 7.3을 줬는데, 이는 공격진 바르콜라(6.3점) 랑달 콜로 무아니(6.7점)보다 높은 점수였다.
또 다른 통계 매체 폿몹 역시 이강인에게 7.0점으로 무난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현지 매체의 평가는 혹평이었다. 90min 프랑스 판은 이강인에게 10점 만점 중 4점을 주며 “리그1에 복귀한 그는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뎀벨레 대신 오른쪽에 배치됐으나, 낭트 수비에 막혔다”라고 짚었다. 이는 3점을 받은 콜로 무아니에 이은 최저 평점이었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저 평점(3.5점)은 면했지만, 매체는 “종종 시간을 낭비하며 플레이했다.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를 노렸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다”라며 5점을 줬다. 이어 “뎀벨레는 오른쪽에서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며 분명한 차이를 만들었다”라는 비교를 남기기도 했다.
유력지 레퀴프 역시 이강인에게 4점을 줬다. 이는 마르코 아센시오(3점)에 이은 최저 평점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리그 경기에 복귀했으나, 큰 도움이 되지 못한 모양새다. 한편 이강인은 최근 한 차례 ‘탁구 게이트’에 이름을 올리며 논란의 중심이 됐다.
지난 14일 영국 매체 더 선이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건을 단독 보도했는데, 대한축구협회(KFA)는 이 사건에 대해 일부 사실임을 인정하며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이후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주먹질을 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등 상황이 더욱 어수선해졌다.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과의 마찰에 대한 입장을 밝힌 이강인. 사진=이강인 SNS 논란을 인지한 이강인은 곧바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난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라고 운을 뗀 뒤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 주시는 축구 팬들게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앞장 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뿐이다”면서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게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축구팬들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낭트전 쿠팡플레이 중계 입장 화면. 그 전 경기들과 달리 이강인의 사진이 빠져있다. 사진=쿠팡플레이 갈무리 다만 이강인을 향한 팬심은 싸늘하다. 아직 구체적인 진상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임에도, 이강인의 ‘하극상’을 이미 확정 지은 분위기다. 각종 업계에선 이강인의 광고 계약을 내린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특히 리그1 경기를 중계하는 쿠팡플레이는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이강인의 사진과 출전 자막을 아예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