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입국, 16일 불펜 피칭. 돌아온지 이틀도 안 됐지만 KT 위즈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마운드에 올랐다. 시차 적응도 다 되지 않은 상태. 힘든 컨디션 속에서도 쿠에바스는 마운드 위에서 힘차게 공을 던졌고, 자신의 공에 대해 “비교적 만족스럽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 16일 쿠에바스는 부산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에서 진행 중인 KT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그동안 쿠에바스는 미국에서 몸을 만든 뒤 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다. 지난 9일 미국에서 라이브 BP까지 2이닝을 던지고 왔다. 그만큼 쿠에바스는 몸을 잘 만들고 돌아왔다. 그는 “미국에서 하체유연성을 기르는 것에 집중해 훈련을 했다. 나이가 들면 하체가 굳을 수 있어 풀어주는 운동을 많이 했다”라고 돌아봤다.
이날 쿠에바스는 불펜 피칭을 통해 13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 던진 쿠에바스의 구속은 최고 88마일(약 141km). 만족스러운 피칭은 아니었지만, 시차 적응이 덜 됐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구속은 큰 의미가 없었다. 쿠에바스는 “불펜 피칭이라기보다 첫 훈련이니까 미국에서 만들어 온몸의 감각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라면서 “아직 시차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던진 것 치고는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이튿날(17일)에는 라이브 BP까지 소화하며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강철 KT 감독은 개막전 선발로 쿠에바스를 점찍은 바 있다. KT의 개막전 상대는 삼성 라이온즈로, 쿠에바스가 삼성에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2021년 10월 KBO리그 사상 초유의 1위 결정전에 나선 쿠에바스는 삼성을 상대로 7이닝 99구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1-0 승리와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이에 쿠에바스는 “팀에 좋은 선발 투수가 많다. 개막전 선발은 웨스 벤자민일 수도, 나일 수도, 다른 투수일 수도 있다”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든 최선을 다해 던져야 하는 경기다”라면서 개막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