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유니폼 판매를 위해 직접 홍보해 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대한 조영욱(서울)의 답이다.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2024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현장에서다. 다른 설명 대신 제시 린가드(잉글랜드)의 존재 하나만으로 충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K리그 역사상 최고의 네임밸류를 가진 선수로 평가받는 그의 K리그 입성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비다 K리그로 향한 선수다. 이적설이 돌 당시 팬들은 물론 선수들조차 믿지 못했을 정도의 선수가 올 시즌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를 누빈다. 서울이 단숨에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큰 주목을 받은 이유 역시 김기동 감독, 그리고 린가드의 존재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올 시즌 K리그 돌풍의 팀으로 서울을 꼽은 이유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이날 “돌풍이라는 단어가 서울과 어울리지는 않지만, 최근 몇 년간 하위권이었지 않나. 올 시즌엔 영입을 잘했다. 린가드라는 걸출한 선수도 데려왔기 때문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돌풍뿐만 아니라 이날 서울은 여러 감독으로부터 울산 HD·전북 현대와 더불어 우승 경쟁을 펼칠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최근 4년 연속 파이널 B그룹(하위스플릿)에 처졌던 하락세를 돌아보면 단숨에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 그 중심에 단연 린가드를 중심으로 한 전력 보강이 자리하고 있다.
광주FC 주장이자 수비수 안영규는 개막전부터 린가드와 맞대결을 펼쳐야 할 수도 있다. 그는 “린가드 선수가 K리그에 온다고 했을 때 놀란 감정이 제일 컸던 것 같다”며 “린가드가 잘하는 걸 못하게 해서, 홈에서 하는 경기인만큼 꼭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했다.
누구보다 린가드 효과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큰 건 함께 훈련을 이어온 선수들이다. 세계적인 경험을 갖춘 그와 함께 훈련하면서 그리는 기대감은 그 어느 시즌보다 크다. 조영욱은 “성격은 물론 운동을 대하는 태도, 운동 외적인 부분 등 확실히 세계적인 선수는 다르다는 걸 느낀다. 경쟁은 내겐 아주 과분한 표현이다. 많이 배우고 지켜보면서 성장하고 싶다. 린가드 덕분에 팀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고 웃었다.
구단도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온라인에서 판매된 린가드 유니폼은 2시간 만에 다 팔렸고, 이날 현장에도 린가드 마킹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서울 팬이 참석했다. 올 시즌 홈 관중 증가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동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 라인을 파괴하는 능력이 있다. 패스도 항상 의도를 가지고 한다. 무의미한 움직임이 없다. 몸만 빠른 게 아니라, 머리도 빠른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