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이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PSG가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른 건 3년 만이다. PSG의 8강 진출에 쐐기를 박은 건 이강인과 킬리안 음바페의 합작골이었다. 이강인과 음바페의 합작골은 지난해 10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PSG는 6일(한국시간)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아노에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와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앞서 1차전 홈에서도 2-0으로 승리했던 PSG는 1·2차전 합계 4-1 완승을 거두고 지난 2020~21시즌 대회 이후 3시즌 만에 8강에 올랐다.
이강인과 음바페의 합작골이 두 팀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강인의 어시스트를 세계적인 공격수인 음바페가 마무리하는 건 이강인의 PSG 이적 직후부터 팬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던 장면이었다. 지난해 10월 브레스투아와의 프랑스 리그1 경기에서 처음 합작골을 만든 뒤 좀처럼 함께 결실을 맺지 못하던 이강인과 음바페는 129일 만에 환하게 웃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시작과 함께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투입 11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다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상대 압박을 뚫어낸 이강인은 레알 소시에다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던 음바페를 향해 절묘한 논스톱 패스를 건넸다.
이강인의 공간 패스를 받은 음바페는 단 두 차례 터치 후 오른발 슈팅까지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합계 스코어 4-0을 만드는 순간, 사실상 승부가 확정되는 골이기도 했다. 음바페는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친 뒤 이강인을 손으로 가리키며 어시스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앞서 이강인과 음바페의 첫 합작골도 비슷한 구도에서 나왔다. 지난해 10월 브레스투아와의 경기 도중 역습 상황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왼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수비 뒷공간으로 달려들던 음바페에 정확하게 연결했다. 음바페는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역시 이강인의 시야와 패스, 음바페의 스피드와 결정력이 귀중한 결실로 이어졌다.
이날 어시스트를 더한 이강인은 올 시즌 누적 공격 포인트가 3골·3도움으로 늘었다. 올 시즌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에서 1골·1도움을 비롯해 프랑스 리그1 1골 2도움,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 1골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후 첫 공격 포인트이기도 하다.
1개의 어시스트뿐만 아니라 이강인은 95%의 패스 성공률(22회 시도·21회 성공)을 비롯해 슈팅 1개, 드리블 성공 1개(성공률 50%) 롱패스 성공 2개(성공률 67%) 등을 기록했다. 경합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지상볼 경합 승률 67%(6회 경합·4회 성공)을 기록하는 등 존재감을 보였다. 폿몹 평점은 7.4점, 소파스코어 평점은 7.2점 등 교체로 출전하고도 팀 내 중상위권에 해당하는 7점대 평점을 받았다.
이강인과 음바페의 합작골 속 PSG는 레알 소시에다드를 2-1로 제압했다. 음바페는 이강인과 합작골이 나오기 전 전반 15분에도 우스만 뎀벨레의 어시스트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후반 44분 미켈 메리노의 만회골이 터졌으나 이미 8강 진출권의 향방이 사실상 결정된 뒤였다. 이강인의 절친이자 라이벌 구보 다케후사(일본)는 지난 1차전에 이어 이날도 선발 풀타임 출전했지만 두 경기 모두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PSG의 8강 상대는 오는 15일 열리는 대진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