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마무리된 KIA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최대 수확 중 하나는 '윤도현의 발견'이다. 윤도현은 투수 박준표와 함께 캠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며 이범호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 감독은 이번 캠프의 의미 중 하나로 '뎁스(선수층) 강화'를 꼽았는데 그 바탕이 되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윤도현이다.
윤도현은 캠프 연습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3경기 출전, 타율 0.462(13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KIA 타자들이 연습경기에서 때려낸 홈런 3개 중 2개를 홀로 책임지며 장타율 1.154, 출루율 0.462로 활약했다.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KT 위즈(5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와 롯데 자이언츠(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상대로 가공할 만한 화력을 보여줬다.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연습경기일 수 있지만 맞아 나가는 타구의 질이 기대 이상이었다. 수비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윤도현의 성장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캠프 연습경기에선 2루수와 3루수로 테스트받았는데 1군에 연착륙할 수 있다면 이범호 감독의 선수 기용 폭이 좀 더 넓어질 수 있다. KIA는 지난해 3루수는 김도영, 2루수는 김선빈, 유격수는 박찬호의 출전 시간이 가장 길었다. 올 시즌에도 세 선수 모두 주전이 유력한데 윤도현이 뒤를 받쳐주면 세대교체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윤도현은 2022년 신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에 지명됐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2022년 신인 1차)과 함께 광주 지역 최고 내야수 자리를 다퉜다. 중학교 때만 하더라도 '김도영보다 더 낫다'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는데 고등학교 진학 이후엔 김도영이 우위를 점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지역 연고 구단인 KIA에 입단,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 뒤 윤도현의 활약은 미미했다. 부상이 문제였다. 2022년 3월 시범경기 중 오른 중수골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에도 햄스트링을 다쳤다. 1군 데뷔(5월 28일 광주 LG 트윈스전)를 이뤘으나 시즌 1군 출전은 그게 전부였다. 겨우내 꾸준히 훈련한 그는 캠프에서 입지를 넓혔다. 그는 캠프 인터뷰에서 "도영이가 있어서 큰 시너지 효과가 난다. 부담이나 조급함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