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전북 현대)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소속팀 전북의 거듭된 부진 탓이다. 이겨야 할 경기를 번번이 놓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으니 우승을 향한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송민규는 “잘 풀리나 싶다가도 계속 안 풀리는 것 같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 최근 전북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때 K리그 5연패 위업을 달성하다 2022시즌 라이벌 울산 HD에 K리그 왕좌를 내주더니, 지난 시즌엔 리그 4위까지 추락하는 등 10년 만의 무관 시즌에 그쳤다. 구단과 선수들, 팬들 모두 자존심에 진한 생채기가 났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믿음이 컸다. 티아고, 에르난데스 등 K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들을 품었고 이영재, 김태환 등 즉시 전력감 선수들도 영입했다. 대대적인 전력 보강 덕분에 일각에서는 올해는 전북이 다시 정상을 탈환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1승 3무.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포함해 올 시즌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다. 포항 스틸러스, 대전하나시티즌, 울산 등 만만치 않은 대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기력에 물음표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ACL 8강 1차전은 전북에 이른바 ‘위닝 멘털리티’가 사라졌다는 점이 재확인된 경기였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4분 만에 송민규의 선제골이 나왔다. 그러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승기를 굳히지 못했다. 티아고의 페널티킥은 골대를 강타했고, 이후에도 수차례 추가골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오히려 수비진에서 정태욱과 김태환의 연이은 실수가 나왔다. 후반 32분 통한의 동점골을 실점했다. 안방에서 열린 라이벌전,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고도 귀중한 승리를 놓쳤다. 경기력은 좋았는데 아쉽게 결과만 놓친 것도 아니었다.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팬들의 의문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선수단 내부에서 벌써 ‘위기’를 느끼고 있는 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면 전북의 올 시즌은 또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송민규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 등 모든 구성원이 극복해야만 우승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극복하지 못하면 계속 3~5위 같은 순위밖에 가지 못한다. 훈련과 경기장 안 행동을 통해 극복해 나가는 게 올 시즌 숙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