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마추어 오수민(15)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4시즌 개막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수민은 지난 10일 막을 내린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에서 데뷔 첫 우승을 달성한 김재희(17언더파 271타) 만큼이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오수민은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쳐, 김재희-방신실(16언더파 272타)에 이어 3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대회 목표가 예선 통과와 베스트 아마추어였다. (3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후에도) 그냥 5등 안에만 들자는 생각이었다"며 "(캐디인) 아빠와 계속 이야기하며 긴장을 떨쳐냈다. 정말 많이 배웠던 대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수민은 3라운드까지 '공동 2위' 김재희와 방신실에 3타 차 앞선 단독 선두를 달렸다. 2008년 9월 16일생인 오수민은 박세리(14년 11개월 29일)-이선화(15년 3개월 15일)-임서현(개명 전 임선욱·15년 4개월 9일)에 이어 프로, 아마추어를 통틀어 역대 네 번째 최연소 우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최종일 1타를 줄이는데 그치면서 김재희와 방신실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유망주 오수민은 현재 국가대표로 지난해 8월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또 2023년 5월 KLPGA 투어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날리며 공동 9위에 오르기도 했다.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14위였다.
올해부터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는 오수민은 초청선수로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KLPGA 최고 성적을 거두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신장 1m73cm의 오수민은 4라운드 장타자 방신실과 데뷔 첫 우승한 김재희보다 더 먼 비거리를 자랑하기도 했다. 또한 1라운드부터 3라운드 15번 홀(파4)까지 51홀 연속 '노 보기 행진'을 펼쳤다.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5) 두 번째 샷에서는 드라이버를 꺼내는 승부수로 과감함을 선보였다. "마지막 홀이니까 후회 없이 좀 과감하게 쳐보자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2위로 내려앉은 후에도 찡그리지 않고 환하게 웃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오수민은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며 "마음이 급해질 때 차분해지는 방법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LPGA에서 2승을 거둔 패티 타와타나낏(태국)과 3라운드를 함께 펼친 것에 대해 "파 5홀에서 2온을 노리셨는데, 노릴 땐 노리고 지킬 때는 확실히 지키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오수민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그는 "골프를 처음 시작한 때부터 '골프 하면 타이거 우즈'라는 생각을 했다. 우즈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