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리그(MLB)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 시리즈(3월 20~21일)'로 정규시즌 막을 올린다.
현재 MLB에선 겨우내 갈고닦은 기량을 점검하는 시범경기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며칠 전 미국의 한 MLB 애널리스트가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와 '신병기'를 소개했는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름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올해 MLB에서 주목받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
선두 주자는 지난해 20승을 기록한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 브레이스)이다. 현지에선 스트라이더가 새롭게 장착한 커브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스트라이더는 지난해 탈삼진율이 36.8%로 1위. 탈삼진의 95%를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잡아냈는데 여기에 커브를 추가, 투구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있다. 그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흥미롭다.
브라이스 밀러(시애틀 매리너스)도 눈여겨볼 선수다. 지난해 데뷔한 밀러는 인상적인 빠른 공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시즌 성적은 8승 7패 평균자책점 4.32. 밀러는 오른손 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0.315로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다만 왼손 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0.558로 MLB 투수 중 뒤에서 두 번째였다. 그런 그가 왼손 타자를 극복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로 스플리터를 장착하고 있다.
100마일(160.9㎞/h) 파이어볼러 헌터 그린(신시내티 레즈)도 변화 중이다. 그린의 공은 빠르지만 움직임이 작았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비중이 워낙 높았다. 올겨을 그는 스플리터와 커브를 배합, 타자를 현혹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만약 투구 레퍼토리가 확장되면 타자 입장에선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원투 펀치' 케이시 마이즈와 타릭 스쿠발은 포심 패스트볼 구위를 끌어올렸다.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서 회복된 마이즈는 평균 구속이 95.4마일(153.5㎞/h)로 빨라졌고 무브먼트 역시 향상했다고 한다. 스쿠발은 평균 97.4마일(156.8㎞/h), 최고 99마일(159.3㎞/h)의 빠른 공을 앞세워 시범경기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쾌투 중이다. 3이닝 동안 무려 14번의 헛스윙을 유도, 탈삼진(8개)과 볼넷(1개)의 비율이 이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선수는 이정후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MLB 무대에선 '미스터리 박스'라는 꼬리표를 달고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타구 스피드 109.7마일(176.5㎞/h)짜리 홈런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는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톳(필라델피아 필리스)을 비롯해 쟁쟁한 빅리그 타자들도 지난해 해내지 못한 타구 속도였다.
이정후는 빅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시범경기지만 기대 이상의 타격 성적과 선구안 그리고 스피드, 흠잡을 곳 없는 수비 능력까지 보여주며 오버 페이(1억1300만 달러, 1492억원) 지적을 잠재우고 있다. 본경기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미국 진출 첫해 1번 타자와 중견수라는 공수 중책을 맡아 생각보다 빠른 적응력으로 정규 시즌 기대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