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 끝에 나란히 태극마크를 단 두 베테랑 국가대표 주민규(34)와 이명재(31·이상 울산 HD)에게도 만나보고 싶은 ‘스타’가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다. 주민규는 같은 공격수로서, 이명재는 함께 호흡을 맞추는 파트너로서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국가대표 역대 최고령 1위(33세 333일) 진기록 주인공 주민규는 손흥민의 장점을 배울 계획이다. 그는 지난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손흥민 선수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저 또한 이제 들어가서 손흥민 선수의 장점을 좀 보고 배우고 싶다”고 했다.
주민규는 “소집 기간이 짧지만, 그 시간에 같이 (손흥민가) 붙어 다니면서 장점을 배우려는 생각으로 대표팀에 들어갈 예정이다. 각오하고 있다”며 “머리 처박고 열심히 뛰고 간절하게 뛰는 것밖에는 없다. 막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웃었다.
또 다른 ‘늦깎이 국가대표’ 이명재는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이미 상상해 볼 정도로 기대감이 크다. 이명재 역시 30세 128일의 나이에 국가대표팀에 첫 발탁돼 역대 최고령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명재는 왼쪽 측면 수비 자원이라 공격 가담 이후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명재는 “우리나라 최고 (손)흥민이 형을 만나보고 싶다. 열심히 하면서 한번 잘 맞춰보도록 하겠다”며 “사실 어제(11일) 저녁에도 (같은 라인에서 뛰는 걸) 상상을 좀 해봤다. 경기를 같이 하게 된다면, 제가 뒤에서 잘 받쳐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주민규는 연령별 대표팀을 포함해 태극마크를 다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재는 지난 2012~2013년 20세 이하(U-20) 대표팀, 2014~2015년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승선한 적이 있으나 메이저 대회에 참가한 기록은 없다.
이날 울산 서포터스는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며 주민규와 이명재의 국가대표 승선을 축하했다. 주민규와 이명재는 조현우, 엄원상, 설영우, 김영권과 함께 오는 1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처음 A대표팀 소집 훈련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