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서울 시리즈’ 연습경기, 다저스의 공격이 시작되자 1루 홈팀 다저스의 응원석에서 KBO리그 팬들에게 익숙한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이날 큰 기대를 모았던 오타니 쇼헤이가 타석에 들어서자, 응원단상에선 한때 KBO리그를 강타했던 ‘삼성 이학주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지금은 삼성의 팀 응원가로 바뀐 해당 응원가는 지난 2019년 당시 삼성에서 뛰던 이학주를 위해 만들어진 응원가로, 중독성 넘치는 멜로디와 외우기 쉬운 단조로운 가사로 삼성팬뿐 아니라 KBO팬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는 이학주가 롯데 자이언츠로 떠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오타니의 선수 응원가로 탈바꿈해 재등장했다.
다른 다저스 선수들의 응원가도 마찬가지였다. 8번타자·우익수 제이슨 헤이워드의 타석 땐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호세 피렐라의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3번타자·1루수 프레디 프리먼은 NC 다이노스의 도태훈 응원가와 함께 타석에 들어서 1회 홈런포까지 쏘아 올렸다. 9번타자 가빈 럭스는 전 NC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의 응원가가 함께 했다.
구단별 안타, 홈런 응원가도 함께 했다. 9회 초엔 KBO리그의 대표 승리곡인 '아파트'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MLB 서울 시리즈를 준비한 측은 지난 2월 말 키움 히어로즈 야구단의 응원단 업체를 응원 대행업체로 선정해 MLB 팀을 위한 응원단을 꾸렸다. 서울 시리즈에 나서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단을 위한 응원단으로, 치어리더도 함께 했다.
보통 MLB 경기는 응원가가 울려 퍼지는 KBO와 달리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한국식 노래방 응원문화를 MLB 선수들이 만끽할 수 있도록 해당 응원을 준비했다.
다만, 기존 KBO리그 경기처럼 앰프를 크게 틀 수는 없었다. 응원가가 어색한 다저스 선수들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때문에 경기 초반엔 응원가 볼륨 조절에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관중들의 높은 호응과 함께 매끄러운 진행이 이어졌다.
이날 고척돔을 찾은 KBO 응원단과 1만여 관중들은 KBO리그의 응원 문화를 흥겹게 선보이면서 다저스 팀에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