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결국 '서울 시리즈'를 뛰지 못한다. '서울 시리즈'는 20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가 치르는 개막 2연전. 1차전을 앞두고 경기에 나설 26인 엔트리가 발표됐는데 고우석의 이름은 빠졌다. 31명의 선수를 데리고 한국 땅을 밟은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두 번의 스페셜 매치(팀 코리아, LG 트윈스)를 통해 정예의 멤버를 추렸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린 불펜은 고우석을 제외한 8명으로 채웠다.
지난 1월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고우석은 '위기의 남자'였다. MLB 시범 경기 5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이 12.46(4와 3분의 1이닝 6실점)으로 높았다. KBO리그에선 대표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떨쳤지만, 미국에선 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8일 LG와의 스페셜 매치에서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했다. 5-2에서 등판, 가까스로 세이브를 챙겼으나 이재원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흔들렸다. 시범 경기 포함한 평균자책점이 13.50(5와 3분의 1이닝 8실점)까지 치솟았다. 실트 감독은 "고우석도 물론 잘하고 싶었을 거"라고 하면서도 "다저스와의 개막 시리즈에 앞서 평가를 마치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엔트리 관련 확답을 하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건 흐름이었다. 샌디에이고의 '서울 시리즈' 엔트리 중 불펜 자원으로 눈길을 끄는 건 제리미아 에스트라다(26)와 스티븐 콜렉(27)이다. 에스트라다는 시범 경기 6경기에 등판, 7과 3분의 1이닝 2피안타 무실점했다. 탈삼진 10개. 지난해 11월 웨이버 클레임으로 영입할 때만 하더라도 주목받지 못했지만, 물음표를 지워냈다.
MLB 데뷔 전인 '마이너리그 투수' 콜렉도 시범 경기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하며 고우석과의 엔트리 경쟁에서 우위였다. 실트 감독은 불펜 나머지 6자리에 엔옐 데 로스 산토스·로베르토 수아레스·톰 코스그로브·마쓰이 유키·아드리안 모레혼·완디 페랄타를 넣었다. 하나같이 '서울 시리즈' 출전이 예상된 주축 불펜 자원이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고우석이 잘했어야 했는데 샌디에이고의 불펜이 생각보다 꽤 두텁다. 이제 마이너리그에 가서 확실하게 살아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된 모습이다. 자신감을 찾고 버텨내는 게 중요하다. MLB 로스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팀에서 주저하지 않고 올릴 수 있는 모습이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