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선 한남대 감독이 제23회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 패인을 짚었다. 그는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박규선 한남대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학축구 선발팀은 24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인 일본 대학축구 선발팀과 제23회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에서 0-2로 완패했다. 한국은 이번 패배로 2004년부터 시작된 덴소컵에서 8승 2무 10패로 열세에 놓였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3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경기 후 박규선 감독은 “아이들이 긴장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준비한 것을 못 해줬다. 속상하다”며 “일본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태도,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들에 관해 우리가 준비 잘했지만, 차이를 느꼈다”고 총평했다.
제23회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에 나선 한국 대학축구 선발팀. 사진=대학축구연맹 이날 박규선 감독이 지휘한 한국은 골키퍼부터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했다. 한남대에서 선보인 패스 축구였다. 그러나 일본의 조직적인 압박을 좀체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은 간결한 전개로 한국 골문을 손쉽게 열었다. 박 감독은 거듭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한국은 이번 패배로 3연패 늪에 빠졌다. 한국과 일본의 대학축구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 형세다. 박규선 감독은 “내가 볼 때 일본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역할을 초·중·고·대를 거치며 다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부분이 안 돼 있는 것 같다. 나도, 지도자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도 기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일본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해야 할 역할을 잘 알고 있다고 느꼈다”고 부연했다.
각 대학에서 특출한 선수를 뽑은 한국은 열흘 남짓 손발을 맞추고 경기에 임했다. 반면 일본은 상비군을 운영, 선수들이 꾸준히 호흡을 맞췄다. 박규선 감독은 “시간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주어진 시간에 맞춰서 더 열심히 해야 했다.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규선(왼쪽에서 세 번째) 한남대 감독이 한국 대학축구 팀을 지휘한다. 사진=대학축구연맹 뿔뿔이 흩어진 선수들이 한데 모여 조직력을 갖출 시간도 부족할뿐더러 이들의 국제 경험이 부족했던 것도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 박규선 감독의 분석이다. 박 감독은 “나도 강력하게 (상비군 운영을 건의) 하고 싶다. 아이들이 친목하고 만드는 것도 있지만, 긴장을 너무 많이 한다. 연습 경기에서 정말 잘했는데, 경기장에서 공을 안 보더라”라며 “이런 교류전이 있으면 잘했을 것 같다. 아이들이 교류전 같은 경험을 한다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끝으로 박규선 감독은 “선수들이 나를 믿고 열심히 잘해줬다. 너무 감사하다. 내가 덜 준비한 것 같다. 패배한 것 때문에 선수, 코치진, 대학 감독님들께 죄송스럽다. 이번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