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 2023~24시즌 V리그 최고의 신인으로 인정받은 김세빈(19·한국도로공사)이 자신에게 준 점수다. 그는 "더 잘 하고 싶어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세빈은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신인상을 수상했다. 기자단 투표 31표 중 30표를 득표하며 GS칼텍스 세터 이윤신을 제쳤다. 2017~18시즌 이후 6시즌 만에 미들블로커 포지션 신인상에 올랐다.
김세빈은 신인왕 레이스를 독주했다. 여자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소속팀에서 주전 미들블로커 자리를 차지했다. 팀 내 국내 선수 중 2번째로 많은 득점(200)도 해냈다. 미들블로커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인 속공 공격과 블로킹에서 유독 돋보였다. 블로킹은 세트당 0.596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5위, 속공 성공률도 44.38%를 기록하며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27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하기도 했다.
김세빈은 시상식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단할 때는 신인상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열심히 해서 '받고 싶다'라는 생각만 했다"라며 쑥스럽게 말했다. 신인상 수상 0순위로 꼽힌 상황에 대해서 "솔직히 조금 수상할 것 같긴 했다"라며 웃어 보였다.
김세빈에게 2023~24시즌 자신에게 주는 점수를 묻자 그는 "50점"이라고 했다. 정규리그 막판에도 같은 생각을 전한 바 있다. 김세빈은 "솔직히 코트 안에서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 범실 관리도 잘 못했다. 실수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한 것도 있다. 부족한 게 많았고, 그래서 다음 시즌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에 50점이라고 답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세빈은 현역 시절 미들블로커였던 김철수 현 한국전력 단장의 딸이다. 그의 어머니는 실업배구 한일합섬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었던 김남순 전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다. '배구 패밀리' 일원인 김세빈은 이날 시상식 단상 위에 올라 꽃다발도 안긴 김철수 단장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같은 말을 너무 많이 하신다"라며 귀여운 투정을 보이기도 했다.
김세빈은 더 발전하고 싶다. 5위에 오른 블로킹 순위도 끌어올리고 싶다. 김세빈은 올 시즌 이 부문 1위에 오른 최정민(IBK기업은행)은 언급 "언니가 블로킹하는 모습, 손 모양을 영상을 찾아 본다"라고 했다. 속공뿐 아니라 이동 공격까지 장착하기 위해 궁리 중이기도 하다. 그는 "이동 공격을 잘 하는 언니들 영상을 보면서 본받으려고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인상을 받고, 리그 정상급 선수와 스타로 올라서는 사례도, 주전에서도 밀리는 사례도 많다. 김세빈도 진짜 시험대에 섰다. 자신이 이겨야 하는 경쟁자들의 플레이를 공부하는 투지와 승부욕이라면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