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헤이트 피플”..‘청소광 브라이언’, MBC 정규 편성 갈까? [IS포커스]
이주인 기자
화제를 모았던 MBC 웹예능 ‘청소광 브라이언’이 지상파에서 정규편성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청소광 브라이언’(이하 ‘청소광’)은 지난해 10월 MBC 산하 유튜브 채널 ‘M드로메다 스튜디오’에서 첫 공개돼 누적 조회수 2800만을 기록하며 인기를 끈 예능 콘텐츠다. 이에 MBC는 ‘청소광’을 ‘스핀오프’ 형식으로 제작해 파일럿으로 편성해 지난 1일과 8일 2회에 걸쳐 방송했다. 웹 예능의 스핀오프를 TV로 옮긴 것은 이례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정규편성으로 하나의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갈지 관심을 모았다.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회 2.4%, 2회 1.5%였다. 동시간대 예능 KBS2 ‘개는 훌륭하다’(2.8%), JTBC ‘톡파원 25시’(3.1%)에 조금 못 미치지만 편성 시간대와 경쟁작들을 감안하면 경쟁력은 확인된 셈이다.
‘청소광’은 평소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청소 ‘광(狂)’으로 알려진 가수 브라이언이 진행을 맡아 청소가 시급한 게스트를 만나 대청소를 돕는 솔루션 예능 프로그램이다. 유튜브 콘텐츠 시절부터 브라이언은 “더러우면 싸가지가 없는 거예요”, “아이 헤이트 피플”(I hate people) 등 매회 남다른 청소 신념과 호들갑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지상파에서 선보인 ‘청소광’은 브라이언식 재미는 그대로였지만, 플랫폼에 따른 형식 차이가 있었다. ‘청소광’ 관계자는 “웹 버전과 제작진은 동일하지만 스튜디오 형식을 도입해 좀 더 품을 들였다. 웹 버전에서 콘셉트만 가져온 TV용 방송이라 보면 된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청소광’ 1회에는 변화한 형식에 관해 설명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웹 버전에서는 매회 약 16~25분 분량으로 브라이언이 한 집을 방문해 사연 소개부터 솔루션까지 진행했다. TV 버전은 1시간 10분 분량이었는데 두 집을 다루며 투표를 통해 최종 솔루션을 받을 집을 선택했다. 투표는 일주일간 진행된 온오프라인 사전투표와 브라이언의 현장 투표로 진행됐다.
방송 패널도 늘었다. 스튜디오에는 MC 장성규를 비롯해 웹 판에서 각각 조회수 161만, 276만을 기록한 에피소드의 주인공 가비와 조준호·조준현 형제가 고정 출연했다. 회차별 게스트로는 각각 조권과 서은광이 자리했다. 이들은 스튜디오로 사용된 브라이언 집에서 솔루션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브라이언의 입담으로 꽉 채웠던 웹 판과 달리, 매회 패널 5명의 공감 토크가 풍성함을 더했다.
다만 TV 심의로 인해 브라이언의 날것 가득한 리액션에 제동이 걸린 점은 아쉬움을 샀다. 영어로 튀어나오려는 비속어를 ‘복 유’라 순화하는 등 개그 승화 시도도 있지만 구독자들은 속 시원한 욕에 통쾌함을 느낄 수 있던 웹 버전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그리워했다. 여론을 의식해 ‘청소광’ 측은 지난 7일, 채널 M드로메다에 ‘매운맛’ 토크가 담긴 7분 분량의 비하인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누리꾼들 중에는 “유튜브용으로 두는 게 좋았을 뻔”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정규편성 가자!”와 같이 TV 버전을 응원하는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청소광’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결성된 사항은 없다. 파일럿 방송이 끝났으니 후속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브라이언 측 관계자도 “정규 편성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연 ‘청소광’의 새로운 시도가 정규 편성으로 안착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