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5월의 시작과 함께 이어진 다승달성 소식에 서울경마공원의 분위기는 한껏 들떠 있었다. 24조 서홍수 조교사가 300승을 달성했고 곧이어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이한 베테랑 김용근 기수의 900승 소식도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이동하 기수가 ‘에펠탑’으로 200승을 달성하며 다승의 포문을 연 이후 이어진 값진 소식이었다.
서홍수 조교사는 지난 4일 서울 제9경주에서 씨씨웡이 기승한 ‘마이티짱’(3세, 수, 미국)의 우승으로 개인통산 300승 기록을 세웠다. 바로 다음날인 5일, 부산에서 열린 제25회 코리안오크스에서 ‘이클립스베리’로 우승을 차지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우수한 성적을 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소통’을 이야기한 서 조교사는 “기수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말의 특성을 파악하고, 관리사 등 마방관계자들과도 일방적인 탑다운(Top-down)방식이 아니라 민주적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러한 분위기를 안착시키기까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탄탄한 기초가 우승과 같은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김용근 기수는 서울 제11경주에서 ‘도끼불패’(4세, 수, 한국)와 함께 900승을 기록하며 1,000승이라는 대기록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앞선 8경주에서 ‘드래곤킹덤’이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내며 다승달성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았던 그때, ‘도끼불패’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영광의 900승을 기록할 수 있었다.
700승 때도, 800승 때도 흔들림 없이 ‘1,000승’ 기록을 향해 나아가던 김용근 기수는 고지를 눈앞에 둔 이 시점에 느껴지는 소회에 대해 다음에 같이 밝혔다.
“1,000승 기수라는 영예를 향한 열망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과거에는 오로지 ‘성적’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이제는 차분한 마음으로 경주의 완성도를 높여가려고 하고 있고, 제 진심을 말들도 느끼는지 저와 혼연일체가 되어 좋은 경주전개와 함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년 데뷔해 차근히 승수를 쌓아가고 있는 이동하 기수는 “100승 도전할 때는 조급한 마음이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마음에 휩쓸리지 않고 매순간 차분히 임했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한 경주 한 경주 최선을 다하다 보면 300승 고지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포츠맨으로서의 평정심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이번 기록을 함께한 ‘에펠탑’에 대해서도 강한 애정을 드러낸 기수 이동하. 말에 대한 깊은 애정과 뛰어난 기량을 고루 갖춘 이 젊은 기수에 대한 경마팬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