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은 29일 기준으로 5월 월간 타율이 0.329(85타수 28안타)다. 프로야구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4월(0.385) 못지않게 준수하다. 주목할 부분은 장타. 4월 한 달 동안 10홈런 14도루를 기록, KBO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을 달성했지만, 5월 홈런은 2개(도루 4개)다. 월간 장타율도 4월 0.750에서 5월 0.459로 대폭 하락했다.
김도영은 "요즘 들어 직구에 타이밍이 늦다고 생각했다. 직구에 손이 안 나가는 느낌도 받았다"며 "몸의 스피드가 느려져 직구에 반응이 안 되는 거 같다"고 고민의 흔적을 내비쳤다. 김도영의 장점 중 하나는 호쾌한 스윙. 하체부터 시작해 골반이 열린 뒤 몸통이 돌아가는 일련의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간다. 팀 선배 최형우는 "(김도영은) 힘과 순발력, 턴(하체 회전)을 비롯해 모든 게 뛰어나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런데 5월 들어 타격에 힘이 잘 실리지 않았다.
심한 장염을 앓은 게 화근이다. 가뜩이나 떨어져 있던 면역력이 약해져 체중이 4~5㎏ 정도 빠지기도 했다. 힘이 떨어지니 타구 비거리도 줄었다. 특히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낮은 코스 직구에 취약했다. 경기 전 타격 훈련 때도 쩔쩔맸다. 그런 면에서 지난 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기록한 홈런은 의미가 컸다. 김도영은 5-3으로 앞선 7회 초 NC 불펜 김재열의 146㎞/h 직구를 받아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5월 내내 공략이 어려웠던 '약점 코스'였지만 이번엔 결과가 달랐다.
김도영은 "의미가 있는 홈런"이라고 자평하며 "직구에 (타이밍이) 늦지 말자고 생각했던 거 같다. (김재열의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어디에 들어왔나 봤는데 완전 끝에 걸쳐 있어서 더 좋았다"며 "이 홈런을 계기로 더 좋은 타격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고 흡족해했다.
그의 시즌 타율은 0.335(215타수 72안타)로 높다. 출루율(0.377)과 장타율(0.567)을 합한 OPS도 0.944로 규정타석을 채운 61명의 타자 중 7위. 잠시 가동을 멈춘 장타 생산만 재개하면 4월의 위력을 회복하는 건 시간문제다.
김도영은 "확실히 풀타임을 치르는 선수들은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며 "빨리 몸이 적응해서 (타격) 반응을 빠르게 해야 할 거 같다"고 다시 한번 '타이밍'을 강조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출전 시간을 조절하며 김도영을 관리할 전망이다.
다사다난했던 5월을 보낸 김도영은 "한 달 잘 버텼다. 6월에는 4월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 그때의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타격에서의 적극성 같은 좋았던 부분을 끌어내야 할 거 같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