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을 앞두고 번번이 고개를 떨군 김민규가 2년 만에 우승하며 지독한 불운을 떨쳐냈다. 다음 목표는 건강을 회복해 제네시스 대상을 차지하고, 해외 무대에 재도전하는 것이다.
김민규는 지난 2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 결승에서 조우영을 꺾고 우승했다. 2022년 6월 한국오픈에 이어 통산 2승째를 수확, 우승 상금 1억6000만원을 차지했다.
15세 때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골프 신동'으로 불린 김민규는 고교 진학 대신 해외 무대에 진출했다. 유러피언프로골프 3부 투어에서 2차례 우승했고, 2부 투어에서도 최연소 우승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가 운영을 멈춰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민규는 2022년 한국오픈에서 우승했다. 상금왕까지 바라봤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한동안 대회 출전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상금랭킹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에는 몇 차례 우승 기회를 맞았지만, 정상 등극에는 실패했다. 그는 "2022년 한국오픈 이후 한동안 우승하지 못해 속상하고 힘들었다. 2승째를 거둬 아쉬움이 해소됐다"라며 웃었다.
김민규는 더 큰 무대를 향한 꿈을 잃지 않았다. 그는 "어렸을 때 무작정 (해외로) 나갔다. KPGA 투어에서 뛰고 있지만 기회가 생기면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건강을 회복하고, 대상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대상(포인트 2위)과 상금왕(3위, 2억4794만원) 경쟁에 뛰어든 김민규는 "다승이 목표다. 코오롱 한국오픈(6월 20~23일)에서 우승해 (PGA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디오픈 챔피언십에 또 한 차례 출전하고 싶다. 또한 PGA투어 큐스쿨 최종전 응시 자격과 DP월드투어 시드 1년이라는 특전이 주어지는 '제네시스 대상'을 꼭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교통사고의 영향으로 인해 아직도 손목이 불편할 때도 있다. 건강을 되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민규는 오는 6일 개막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제67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통산 3승에 도전한다.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번 대회 상금은 총 16억원으로, KPGA 투어 단독 주관 대회 중 최다 상금 규모다.
그는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연장 두 번째 승부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사흘 간의 회복 기간이 있다. 퍼트만 잘 받쳐준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 선두에 256.62포인트 뒤진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1300포인트)하면 '제네시스 대상' 경쟁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기회"라며 의욕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