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8번 홀.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은 두 번째 샷을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봤다. 2단 그린을 넘엄간 공이 경사를 타고 내려왔더라면 이글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버디를 기록했지만 우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장유빈은 통한의 보기 한 개와 '아쉬운' 버디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장유빈은 16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남춘천 컨트리클럽(파71)에서 끝난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보기 1개)를 몰아치며 6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작성한 장유빈은 오기소 타카시(27·일본)에 한 타 뒤진 준우승을 거뒀다.
장유빈의 '버디쇼'가 빛났다. 이날 최종 라운드를 선두와 4타 뒤진 공동 3위로 시작한 장유빈은 버디를 6개나 몰아치며 선두권을 위협했다. 전반 홀에만 3개의 버디를 몰아친 장유빈은 후반 홀 시작과 함께 10번(파5), 11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오기소의 분전으로 잠시 선두를 뺏기기도 했지만 14번 홀(파4) 버디로 장유빈이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장유빈은 15번 홀 까다로운 그린 경사를 극복하지 못하고 보기를 범했다. 울퉁불퉁한 그린 위에서 90도 가량 꺾이는 버디 퍼트를 시도했으나 공이 급격한 경사를 만나 홀컵을 지나쳐 그린 밖 러프로 흘러갔다. 러프에서 친 파 퍼트도 홀컵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이날 첫 보기를 범했다.
16번 홀(파4)에선 7.59야드(약 7m)의 버디 퍼트가 홀컵 가장자리를 훑고 빗나가면서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작성했지만 아쉬웠다. 두 번째 샷이 경사를 타고 내려왔더라면 이글도 노려볼 수 있었지만 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이 버디로 장유빈은 다시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선두 오기소도 18번 홀에서 버디를 작성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대회 후 장유빈은 "최근 2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는데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마무리해 기쁘다"면서도 "오늘 후회 없는 플레이를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5월 열린 KPGA 클래식도 1점 차로 준우승했고, 이 대회도 1타 차로 준우승했다"며 아쉬워했다.
18번 홀 상황에 대해선 "원래 우드를 쳐야 맞는 거리인데, 살짝 불안해서 2번 아이언으로 세게 친 것이 2단 그린을 넘어갔다. 살짝 넘어간 게 보여서 '안 내려오나' 하고 기다렸는데 안 내려오더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도 장유빈은 "'파이팅'을 외쳐 주시는 팬 분들이 많아서 좋은 마음가짐으로 경기할 수 있었다. 갤러리분들의 환호를 들으며 전율을 느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준우승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장유빈은 이제 다음 주 한국오픈과 7월 군산CC오픈을 바라본다. "올해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두 대회를 꼽은 그는 "한국오픈과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가는 군산CC에 좋은 샷감을 유지해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