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마지막 경기를 무안타로 마쳤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침묵을 오래 가져가지 않았다. 3안타와 함께 경기를 뒤집는 역전 투런 홈런으로 뜨거운 타격감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오타니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맞대결에 1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활약으로 팀의 6-5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활약으로 시즌 타율은 전날 0.316에서 0.320으로 올랐다. 내셔널리그 1위, 리그 전체로는 '라이벌'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 이은 2위다.
첫 타석부터 타격감이 심상치 않았다. 애리조나 왼손 선발 조 맨티플리를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냈다. 이어 2사 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적시 2루타 때 득점으로 팀 선취점도 기록했다.
두 번째 타석 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5회 세 번째 타석 때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애리조나가 오프너 다음 투수로 올린 오른손 라이언 넬슨과 만나 4구째 커터를 가볍게 공략했다. 높은 커터를 간결하게 띄웠고, 타구는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는 1루타로 기록됐다.
오타니는 멀티 히트였지만 팀 타선은 시원하지 못했다. 1회 오타니의 득점 후 3회 말 추가점을 냈던 다저스는 4회 초 곧바로 동점을 내줬다. 애리조나 크리스티안 워커의 중월 투런포가 터졌다. 애리조나는 이어 무사 만루까지 만들어 다저스 선발 바비 밀러를 압박했다. 밀러가 후속 타자들을 틀어막아 실점은 없었으나 기세가 완전히 넘어갔다. 애리조나는 결국 7회 초에도 케텔 마르테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아 역전을 이뤘다.
위기의 순간 오타니가 다시 주인공이 됐다. 7회 말 개빈 럭스의 볼넷으로 무사 1루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애리조나 오른손 불펜 투수 저스틴 마르티네즈의 2구째 슬라이더가 실투로 몰려오자 기다렸다는듯 풀스윙으로 통타했다. 시원하게 퍼올린 타구는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 역전 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타구 속도 180㎞/h, 비거리 132m의 대형 홈런포였다. 올 시즌 27호로 내셔널리그 선두도 지켰다. 2위 마르셀 오즈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는 6개 차. 리그 전체 1위 저지와 차이도 5개를 유지했다.
그대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 했지만, 라이벌 애리조나도 끈질겼다. 애리조나는 8회 초 곧바로 동점을 되찾았다. '준족' 제이크 맥카시가 댄 희생 번트를 다저스 투수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늦게 처리했고, 급하게 던진 1루 송구가 빗나가서 실점으로 이어졌다. 애리조나는 9회 초 작 피더슨이 역전 홈런까지 터뜨려 4-3, 경기를 뒤집었다. 다저스는 9회 럭스와 오타니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그대로 패하는 듯 했다.
하지만 야구는 9회 말 2아웃부터. 결국 다저스가 웃었다. 윌 스미스가 2루타로 출루한 다저스는 프레디 프리먼이 2루타로 곧바로 동점을 되찾았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끝내기 안타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시즌 53승 33패(승률 0.616)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승차는 8.5경기로 벌리며 독주를 계속했다. 반면 패한 애리조나는 41승 44패(승률 0.482)를 기록, 지구 4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