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홈런 5개 중 2개가 만루 홈런. 거포 프란밀 레이예스(29·닛폰햄 파이터스)의 '남다른 기록'이다.
레이예스는 지난 3일 일본 훗카이도 에스콘필드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홈 경기 1-3으로 뒤진 3회 말 2사 만루에서 좌월 그랜드 슬램을 폭발시켰다. 이 타석 전까지 시즌 타율이 0.214(112타수 24안타)로 저조했지만, 일발장타로 역전을 이끌었다. 이날 닛폰햄은 6회 대거 5실점하며 6-9로 패했으나 레이예스의 홈런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아넥스에 따르면 레이예스의 만루 홈런은 지난달 21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당시 레이예스는 3-4로 뒤진 7회 말 2사 만루에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역전 만루 홈런을 때려냈었다. 그라운드를 껑충 뛰며 환호했고 신조 쓰요시 니혼햄 감독은 더그아웃 앞에서 만세를 불렀다. 스포니치아넥스는 '시즌 2개의 만루 홈런은 구단 역사상 2019년 나카타 쇼에 이어 5년 만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2015년 브랜든 레어드 이후 9년만'이라고 전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레이예스는 탄탄한 체격(키 1m96㎝·몸무게 120㎏)에서 나오는 일발장타가 강점이다. 2018년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시즌부터 16홈런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뛰며 37홈런을 터트렸다. 2021년에는 30홈런을 때려내는 등 MLB에서 뛴 6년 동안 108홈런을 누적했다.
신조 감독은 레이예스 영입 당시 "최근 외국인 선수 중에서 스윙 스피드가 가장 빠르지 않을까 싶다. 파워가 대단하다"며 "지금부터 라인업 짜는 게 즐거워졌다"고 극찬했다. 일본 프로야구(NPB) 적응에 애를 먹은 레이예스는 지난 5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홈런 포를 서서히 가동, 신조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