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팬분들께서 기대해주시니 정말 기쁘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단 걸 나 자신이 너무 잘 안다. 남은 4개월 동안 더 성숙하고, 훌륭한 선수가 돼 제대하겠다."
군 복무의 끝이 보이는 조세진(21·상무)에게 기분 좋은 추억이 생겼다. 2024 퓨처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팬들 앞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드러냈다.
조세진은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퓨처스 올스타에 남부 올스타 4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쐐기 스리런포를 포함해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3타점 1득점을 기록하고 이날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조세진은 최근 타자 세대 교체 중인 롯데에서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롯데는 올 시즌 나승엽, 고승민, 윤동희, 황성빈이 모두 주전급 활약을 펼치며 팀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조세진도 이들과 비슷한 시기인 2022 신인 드래프트 때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대형 야수 유망주다. 입단 첫 해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51 OPS 0.973을 기록해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조세진은 곧바로 입대를 선택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군생활의 끝이 보인다. 오는 11월이면 전역하고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비슷한 시기 입단한 선수들의 '대폭발'을 목격한 팬들은 조세진도 돌아와 그들과 함께 활약해주길 바라는 중이다. 퓨처스 올스타 MVP는 그걸 향한 하나의 과정일지도 모른다. 나승엽 역시 지난 2022 퓨처스 올스타 때 상무 소속으로 참가, MVP를 수상한 바 있다. 당시 1년 차였던 조세진은 옆에서 그걸 지켜봤고, 올해 그 길을 따라 걷고 있다.
수상 후 취재진과 만난 조세진은 "축제인 올스타전에서 그에 걸맞은 성적을 받아 정말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앞 상황에서 타자들이 연속으로 타점을 내면서 찬스가 쌓이던 중이었다. 앞 타자인 김현준 형이 볼넷으로 나간 상황이라 초구 직구를 노렸는데, 변화구가 들어왔다. 이어 2구엔 빠른 슬라이더가 들어올 줄 알았는데 직구였다. 그래서 조금 타이밍이 늦었지만, 힘으로 밀어내 좋은 타구를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포인트가) 뒤에서 맞아서 '설마 홈런일까'하면서 뛰었다"고 떠올렸다. MVP 수상에 대해서는 "우리 팀 타자들이 다 잘 치고 있었고, 마지막 타석 때 땅볼을 기록하는 바람에 '끝까지 알 수 없겠다' 싶었다"고 웃었다.
퓨처스 올스타 MVP의 좋은 기운도 계기로 삼으려 한다. 조세진이 평소 롤모델로 삼아온 팀 선배 전준우 역시 퓨처스 올스타 MVP 출신이다. 조세진은 "그런 좋은 (커리어의) 선배 뒷모습을 따라가는 건 내 큰 목표 중 하나였다. 그런 모습들을 하나하나씩 따라 밟고 나가다 보면 나도 그분처럼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믿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총 상금 500만원. 아직 '군인'인 조세진에겐 꽤나 값진 금액이다. 조세진은 "상무 동료들에게 맛있는 거 하나씩 사주고, 나머지는 군 적금과 같이 묶어두겠다"며 군인다운 목표도 웃으며 전했다.
조세진은 아직 상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차근차근 자신의 것을 연마해 나가는 중이다. 조세진은 "타석에서의 능력치를 전체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보는 스트라이크존 설정, 이미지, 타이밍을 하나 하나 조정하면서 하루 하루 경기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했다.
그를 기다리는 롯데 팬들을 바라보며 남기는 각오도 마찬가지다. 조세진은 "팬분들께서 기대해주시니 정말 기쁘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단 걸 나 자신이 너무 잘 안다. 남은 4개월 동안 더 성숙하고, 훌륭한 선수가 돼 제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