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위 LG 트윈스는 1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를 좁힐 수 있었던 9일 잠실 맞대결에서 4-11로 완패했다. 다시 4.5경기 차로 벌어졌다.
승부처는 6회 초였다. 5점을 내준 선발 케이시 켈리에 이어 나선 투수 김영준이 박찬호·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최원준에겐 땅볼 유도하며 1사 2·3루에 놓였다.
염경엽 감독은 이 상황에서 전반기 20홈런-20도루에 빛나는 전반기 최고의 선수 김도영를 상대로 고의4구를 지시했다. 만루 작전이었다. 그리고 투수 이상영을 투입했다.
타석엔 올 시즌 내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었던 최형우. 승부 결과는 LG에게 최악으로 흘렀다. 이상영이 최형우에게 우월 만루홈런을 허용한 것. 스코어는 2-9, 7점 차로 벌어졌다. 승부가 났다.
이튿날 KIA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6회 초 선택에 대해 설명했다. 일단 김도영을 고의4구로 골라낸 건 역시 1점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염 감독은 "1점이라도 내주면 넘어가는 흐름이었다. 안타(1실점)든 홈런(4실점)이든 의미가 없었다. 점수를 주느냐, 막느냐 문제였다"라고 했다. 최형우를 병살타로 유도해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야 반격 동력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였다.
결국 고의4구와 이상영 투입 모두 아웃카운트 2개를 잡기 위한 승부수였다. 그게 통하지 않았을 뿐이다. 김도영을 피하려다가, 최형우에게 일격을 당한 건 결과론이라는 의미였다.
LG는 2차전 반격을 위해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오스틴 딘을 3번 타자로 내리고, 4번 타자로 문보경을 넣었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간판타자 김현수는 6번으로 내렸다.
염경엽 감독은 이에 대해 "(문)보경이는 4번 타자로 키울 선수였다. 원래 내년 정도 시도하려고 했지만, 당겨졌다"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당분간 홍창기-문성주-오스틴-문보경으로 1~4번 타순을 꾸릴 생각이다. 5~7번 라인은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 유격수 오지환도 복귀를 앞두고 있는 상황. 그도 이 5~7번 라인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