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도전 중 하나는 단연 여자 양궁이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시작으로 무려 9회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대기록이다.
임시현(21·한국체대)과 전훈영(30·인천시청) 남수현(19·순천시청)도 앞서 선배들이 이뤘던 대업을 ‘올림픽 10연패’로 이어갈 준비를 마쳤다. 이들은 오는 28일 열리는 여자 단체전 결승을 통해 올림픽 정상 수성을 위한 도전을 펼친다. 양궁 대표팀의 파리 올림픽 첫 금메달 소식을 전할 수도 있을 첫 종목이기도 하다.
자신감을 품고 파리로 향한다. 여자 양궁 대표팀은 지난달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 2024 현대 양궁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를 6-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앞서 1차, 2차 대회 모두 중국에 졌던 아쉬움을 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국제대회 합작 금메달로 털었다. 매 세트 58~59점을 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는 점에서 선수들이 품은 자신감은 더 컸다.
우려의 시선을 털어낸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3관왕에 올랐던 임시현 외에 남수현과 전훈영은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임시현마저도 올림픽 무대는 처음이다. 월드컵 1~2차 대회 연속 우승 실패나 3차 대회 개인전 입상 실패는 대표팀 선수들의 경험 부족과 맞물려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그런 우려를 지난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조금이나마 털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홍승진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전훈영과 남수현은 국제대회 경험이 적지만, 정신적으로 강한 선수들"이라며 "월드컵 1~3차 대회를 치르면서 경험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30%에서 100%까지 올라왔다고 본다"고 했다. 주장 전훈영도 “모두가 처음은 있다. 월드컵부터 준비를 잘했다. 개인적인 목표보다 단체전을 한마음으로 준비했다. 과정에 충실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에 앞서 길을 닦았던 선배들도 후배들의 올림픽 10연패 도전을 응원하고 있다. 여자 단체전 7~8연패 주역 기보배 KBS 해설위원은 앞서 자신의 은퇴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후배들을 챙겼다. 기 위원은 “후배들이 느끼는 중압감과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거울 것”이라면서도 “준비만 잘한다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뒤에서 후배들을 묵묵하게 응원하겠다”라고 했다. 에이스 중책을 맡은 임시현은 "무엇보다 단체전 우승을 확실하게 잡고 싶다. 선배들이 닦아놓으신 길이 끊기지 않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