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은 오는 27일(한국시간) 개막한다. 올림픽만 세 번째인 '전통의 개최지'다. 1900년 제2회 대회를 치렀고, 마지막 개최도 100년 전인 1924년이었다.
역사적인 도시에서 열리는 대회. 그러나 시작부터 끝까지 '전통의 틀'을 깰 예정이다.
개막식부터 다채롭다. 개회 장소는 경기장이 아닌 야외, 그것도 도시 중심을 관통하는 센 강이다. 각국의 선수단은 보트를 타고 트랙 대신 강을 따라 행진한다. 206개 국가 올림픽위원회(NOC) 소속 약 1만 500명의 선수단이 100여 척의 배를 타고 항해한다.
관중 수도 늘어났다. 기존 올림픽 개막식은 경기장에서 열렸기 때문에 10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총 10만 석을 마련한 데 이어 22만 명이 추가로 강가에서 선수단을 응원할 수 있다.
선수단은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입장을 시작해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등 도시 주요 명소들을 거친다. 6㎞를 항해한 이들은 에펠탑 건너편에 위치한 트로카데로에 도착해 공식 개막식에 발을 내딛게 된다. AP통신은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두고 "1896년 근대 올림픽 시작 이후 128년이 지나 (올해로) 33회를 맞았지만, 여전히 신선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제1회 개최국'으로 가장 먼저 입장하는 그리스 국기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가 든다. 2번 입장국은 난민 팀이고, 이후로는 프랑스 알파벳순으로 각국 선수단이 입장한다. 영어(KOREA)가 아닌 프랑스어(Corée) 기준이어서 한국은 비교적 앞 순서로 입장한다. 우상혁(육상)과 김서영(수영)이 기수를 맡는다.
'파격'은 개막식에 그치지 않는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 경기장으로 시내 주요 명소들을 적극 활용한다. 근대 5종과 승마는 베르사유 궁전 앞에서 치러진다. 특히 궁전 정원의 중심부인 에투알 로열 광장에서 열릴 승마 마장마술, 장애물 경기는 선수뿐 아니라 배경으로도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에펠탑이 올려다보이는 스타드 투르 에펠에서는 비치발리볼이 열린다.
양궁 선수단은 나폴레옹의 유해가 안치된 앵발리드 군사 박물관에서 활시위를 당긴다. 1900년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근대 건축물 그랑 팔레에서는 태권도와 펜싱이, 함께 세워진 알렉상드르 3세 다리에서는 마라톤 수영과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펼쳐진다.
마라톤이 화룡점정이다. 개막식처럼 마라톤 코스로도 시내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번 대회 마라톤 코스는 파리시청인 오텔 드 빌에서 출발해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 방돔 광장, 그랑 팔레,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을 거쳐 앵발리드 박물관에 도착하도록 짜였다.
또 다른 테마인 친환경 올림픽을 위해서도 다양한 시도가 펼쳐진다. 생드니에 지어진 선수촌을 포함해 신축 건물들은 친환경 자재와 공법을 최대한 활용했고, 임시 경기장은 목재를 주재료로 사용했다. 선수촌 식당에서도 채식 위주의 식사가 제공된다.
선수 복지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등장했다. 조직위는 선수촌 내 '패밀리존(어린이집)'을 설치해 선수들의 자녀를 돌본다. 이어 선수단이 대회 기간 정신적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마인드존'도 설치했다. 선수들은 가상현실(VR) 장비를 이용해 심신 안정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명상과 요가, 아로마 테라피 등을 통해 휴식에 전념할 수 있다.
파리 올림픽 개막식은 현지 시간으로 26일 오후 7시 30분(한국 시간 27일 오전 2시 30분)에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