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20·대한항공)과 임종훈(27·한국거래소)이 첫 올림픽 메달 한 걸음 앞까지 나아갔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최고의 적수 중국과 만난다. 그리고 승리한다면, 북한과 마주할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오늘(29일) 밤 12시(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 복식 4강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웡추친-쑨잉샤 조와 맞대결을 펼친다.
말 그대로 최강의 상대다. 웡추친-쑨잉샤 조는 앞서 열린 이번 대회 8강에서 대만의 첸슈유-린윤주 조를 게임 스코어 4-2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그보다 한 발 먼저 오비디우 이오네스쿠-베르나데트 쇠츠(루마니아) 조를 4-0 완파하고 4강에 선착했다.
웡추친-쑨잉샤 조가 세계 1위인 반면 임종훈과 신유빈은 3위다. 전력만 놓고 보면 중국이 한 수 위다. 긴장될 법도 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상대가 누군지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다. 중국과 대만의 경기를 지켜보던 임종훈은 "상대가 누군지는 첫 경기부터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가 준비한 걸 확실히 경기에서 해내자고 했다. 그렇게 해야 서로에 대한 믿음도 생기는 법이고 좋은 경기를 계속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누가 됐든 올라오는 상대를 확인 후 분석하며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꾸준히 "비중국 팀에게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임종훈이다. 그는 "탁구가 세계적으로 평준화됐지만, 중국은 어나더 레벨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을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일도 모레도 누가 됐든 지지 않는 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한 힘"이라고 전했다.
만약 이긴다면 결승에서 북한을 만날 가능성도 크다. 리정식-김금용 조 역시 크리스티안 카를손-크리스티나 칼베리(스웨덴) 조를 이기고 4강에 올랐다. 그동안 코로나19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 문제로 세계 랭킹을 쌓지 못하던 이들은 이번 대회 16강에서 세계 2위던 하리모토 도모카즈-하야타 히나(일본) 조를 꺾으며 대회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스웨덴 조 역시 세계 9위였으나 깔끔하게 이기며 준결승에 올랐다. 북한이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까지 꺾는다면 결승에 올라 정상에 도전하게 된다.
남북전을 하게 되더라도 마찬가지다. 신유빈은 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는 말에 "누구랑 하든 결승전이라면 좋다. 상대는 상관 없다"고 자신했다. 임종훈은 "남북전이 된다면 의미는 있을 거다. 하지만 유빈이와 계속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기록 스포츠라고 생각하고 상대를 생각하지 않겠다. 내 할 일을 하는 데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