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 반효진(17·대구체고)이 황이팅(18·중국)과 사격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반효진이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총점 251.8점 올림픽 신기록을 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효진은 같은 251.8점을 쏜 중국의 황이팅과 슛오프 연장 끝에 0.1점 앞선 10.4점을 쏘면서 우승했다.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이날 반효진은 총 24발 중 15발까지 황이팅에게 밀려 2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16번째 발에서 황이팅이 10.3점을 쏜 반면, 반효진이 10.9점의 완벽한 사격으로 순위를 뒤집었다.
최하위 한 명 씩 탈락하는 가운데, 네 명이 남을 때까지 반효진은 황이팅에 0.1~0.2점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20번째 발에서 황이팅이 9.6점으로 주춤하면서 반효진이 1.3점의 리드를 가져왔다. 금메달이 확실시 되는 듯했다.
하지만 23~24번째 발에서 반효진은 고전했다. 23번째 발에서 9.9점을 쏜 반효진은 24번째 총알이 9.6점을 통과하면서 순식간에 동점이 만들어졌다. 이날 쏜 총알 중에서 가장 낮은 점수였다. 금메달도 은메달도 아닌 동점에 걸리면서 슛오프로 이어졌다.
위기의 순간, 황이팅이 10.3점을 쐈다. 이후 반효진이 10.4점을 쏘면서 0.1점 차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편의 드라마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한편, 반효진의 금메달은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었다. 전날 여자양궁 단체전 금메달로 역대 하계 올림픽 금메달 99개를 달성했던 한국은 반효진의 방아쇠로 100번째 금메달의 금자탑을 쌓았다.
또 반효진은 한국 사격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도 달성했다. 만 16세 10개월 18일로 메달을 딴 반효진은 2000 시드니 올림픽 이 종목 은메달리스트 강초현(당시 만 17세 11개월 4일)이 보유했던 기록을 경신했다. 반효진은 파리 올림픽 우리 선수단을 통틀어도 최연소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