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현준(22)은 지난 1일 상무 합격 문자를 받았다. 삼성 선수 중 유일한 합격. 입대가 결정된 날, 김현준은 4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승리까지 장식하는 잊지 못할 날을 만들었다.
김현준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9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7회엔 2-0에서 4-0으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적시타를 때려내며 박진만 감독으로부터 "오늘 경기의 히어로"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경기 후 김현준은 더그아웃에서 축하를 두 번이나 받았다. 한 번은 이날 경기의 수훈선수가 돼서 받았고, 다른 한 번은 상무 합격으로 축하를 받았다. 군 입대가 축하할 일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지만, 그는 "축하받을 일이다.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거라서 기분이 그렇거나(싱숭생숭하거나) 하지 않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삼성 김현준. 삼성 제공
2002년생 22세. 주전으로 자리잡은 선수로서 입대를 미루고 싶진 않았을까. 올 시즌 초반 주춤하긴 했지만, 그는 후반기에 다시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에 복귀했다. 해답을 찾은 만큼, 내년 시즌 이 상승세를 더 이어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을 터.
하지만 김현준은 '상무'라서 빨리 다녀오고 싶었다. 김현준은 "상무 야구단을 가게 되면 '나를 좀 더 발전시키고 올 수 있을 거'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기술적인 부분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 오고 싶고, 웨이트 훈련도 잘 할 수 있다고 해서 조금 더 건장한 체격을 만들고 오고 싶다. 나를 좀 더 경쟁력 있는 선수로 만들고 싶어서 빨리 (상무 입대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김현준은 12월 초에 입대한다. 공교롭게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장 높은 무대(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면 김현준에겐 입대 전 휴식일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현준은 개의치 않았다. 휴식과 한국시리즈 중에 고르라면 당연히 한국시리즈를 고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가 높은 데를 더 갈 수 있도록 내가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 그거 외에는 별다른 생각이 없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 김현준. 삼성 제공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현준이 입대하기 전까지 '바짝' 하고 갔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건넸다. 이미 김현준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32(37타수 16안타) 4타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본인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김현준은 "마지막까지 바짝 하고 가겠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남은 시즌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