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김준호 펜싱 해설위원이 여자 사브르 대표팀을 향한 ‘마지막’ 폭풍 잔소리와 함께 대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윤지수 전하영 최세빈 전은혜)은 4일 오전(한국시각) 우크라이나와의 단체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42-45로 지면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마지막까지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김정환, 김준호 위원과 최승돈 캐스터는 한 마음이 되어 몰입 중계를 펼쳤다.
특히 득점 상황에 들어오는 ‘불’도 켜지기 전에 공격 성공 여부를 정확히 판단, ‘AI’로 불리는 김준호 위원은 이날도 전매특허가 된 “늦었어요”, “빨랐어요”, “막혔어요”라는 코멘트들과 냉정하면서도 뜨거운 해설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한국의 전은혜와 우크라이나의 알리나 코마시추크가 대치하던 중, 아쉽게 점수가 상대방 쪽에 주어지자 김준호 해설위원은 “아까는 전은혜 선수가 물론 잘했지만, 상대방이 더 잘한 상황이다”라고 짚었다. 하지만 전은혜의 득점 상황에는 “잘했다!”는 포효를 아끼지 않았다.
이후 마지막 순서인 전하영이 등장하고도 ‘사브르 선배표 잔소리’는 계속됐다. 김준호 해설위원은 전하영의 공격이 실패하자 “늦어요. 계속 늦고 있어요”라고 정확히 본 뒤 “서두르면 안 돼요.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한 번에 들어가는 동작, ‘원액션’을 버려야 합니다. 동작을 쪼개서 들어가야 해요”라고 말했다. 또 흔들리는 듯한 모습에는 “다음 동작을 생각해야 하고, 지금 동작은 잊어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와 엎치락뒤치락하던 한국은 결국 42-44로 끌려가며 한 점을 내 주면 패배하는 상황이 됐다. 이때 전하영과 우크라이나의 올하 하를란이 격돌하자, 최승돈 캐스터는 전하영의 공격이 통한 것으로 보고 “좋아요”라고 탄성을 질렀다.
그러나 김준호 위원은 “막혔어요”라며 탄식했고, 곧 우크라이나의 득점이 이어졌다. 김준호 위원이 “비디오를 한 번 볼 법도 했는데”라며 못내 아쉬워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최승돈 캐스터는 “그래도 남자 사브르에 이어 여자 사브르까지 대단히 강하고 멋진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며 지난 도쿄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은메달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낸 대표팀에 찬사를 보냈다.
김준호 위원 역시 “다음에는 금메달 충분히 딸 수 있다. 아마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사브르 선수들이 가장 많이 느끼고 실력도 늘었을 것이다”라고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김정환 위원이 “정말 우리나라 펜싱이 남녀 사브르 통틀어 이렇게 발전한 줄 미처 몰랐다. 정말 너무나 자랑스럽고 수고가 많았다”며 “한국에 가서 당분간 편히 쉬고, 부족하고 아쉬운 건 2년 뒤 아시안게임과 4년 뒤 LA올림픽에서 채우면 된다”고 따뜻하게 다독이는 말로 중계를 마무리했다.
‘펜싱 AI’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은 김정환, 김준호 해설위원과 최승돈 캐스터는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KBS 파리올림픽 중계를 모두 마쳤다. 한국 펜싱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