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인 사격 조영재(25)와 펜싱 도경동(25)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올랐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병역특례 혜택을 통해 ‘조기 전역’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들의 조기 전역 선택은 달랐다. 조영재는 남은 한 달의 군 복무 기간을 모두 채울 계획이고, 도경동은 전역 두 달을 앞두고 조기 전역을 택할 예정이다.
조영재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속사 권총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사격 종목에서 나온 6번째 메달(금3·은3)이다. 특히 조영재는 세계랭킹 37위 선수로 태극마크도 올해 처음 달았는데, 올림픽 무대에서 시상대까지 올랐다.
가파른 상승세가 결국 올림픽 메달로 이어졌다. 그는 지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세계 기록에 불과 2점 모자란 591점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전날 본선에서 한때 선두를 달리다 4위에 올라 6명까지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땄다. 4초 안에 5발을 모두 쏴야 하는 속사권총에서 그는 중국의 리웨홍과 치열한 접전 끝에 은메달을 땄다.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면서 조영재는 병역특례 대상이 됐다. 병역법상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상을 획득한 남자 선수들은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군 복무를 대신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조영재는 남은 한 달여의 군 복무 기간을 모두 채울 예정이다. 병역특례 혜택을 통한 조기 전역 대신 남은 기간 동기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지난 낫새 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 여정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해냈던 도경동은 조영재보다 한 달 더 많이 남은 남은 군 복무 기간을 채우는 대신 조기 전역을 택할 예정이다. 도경동은 결승전 전까지 출전하지 못하다 결승에 깜짝 출전해 연속으로 5점을 내는 등 한국의 금메달에 큰 힘을 보탠 바 있다.
오는 10월 전역을 앞둔 도경동은 자연스레 병역특례 혜택 대상자가 됐다. 그리고 그는 남은 두 달을 채워 만기전역하는 대신 하루라도 빨리 사회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도경동은 ‘남은 군 복무 기간을 다 채울 생각은 없는지’ 묻는 농담에 “(군대에서) 나와서 펜싱을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