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단은 5일 기준 총 1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통의 '금밭'인 양궁에서는 5개 종목을 싹쓸이했다. 펜싱에서는 2관왕 오상욱(대전시청)을 포함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 왔다. 6일엔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세계 정상에 섰다.
이들은 일찌감치 갯수가 관건이지 금메달 수상은 확정적인 종목이었다. 그런데 예상하지 않은 데서 새로운 '금맥'이 터졌다. 사격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따내며 이번 대회 '돌풍의 팀'으로 거듭났다. 지난 2012년 런던 대회 때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낸 걸 넘어선 한국 최다 수상 기록이다.
잠시 한국체대 교편을 놓고 대표팀을 지도한 장갑석(65) 감독으로서는 뜻깊은 성과다. 장 감독은 5일(한국시간) 대한사격연맹을 통해 "너무 흥분되고 감사하다"며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장 감독이 오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격은 '위기론'에 빠져 있었다. 한국은 런던 대회 후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에 그쳤다. 2020 도쿄 대회에서도 은메달 1개가 전부였다. 설상가상 오랜 시간 대표팀 간판으로 활약했던 진종오도 총을 내려놓고 은퇴했다.
기우였다. 한국 대표팀은 새로이 합류한 어린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신구 조화 속에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장갑석 감독은 "우리 국가대표 팀 구성원들의 협조와 긍정이 일궈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잘 따라주고, 협조해주고, 협동과 화합으로 이뤄낸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장 감독은 원동력으로 각종 지원을 해준 이들을 꼽았다. 변수가 많은 파리 올림픽에 맞춰 지원해준 체육회에 대해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참가를 비롯해 대회 임박해서는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 (대회가 열린) 사토루 사격장과 흡사한 경기장을 설치해줬다. 선수들의 장비, 사격복도 지원해주셨다"고 전했다.
비록 사격연맹과 인연은 마무리됐지만, 전통의 스폰서였던 한화 그룹도 잊지 않았다. 장 감독은 "20년 넘게 한화 그룹에서 사격 종목을 적극 지원해준 것도 하나의 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 감독은 지난달 국가대표 출정식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가 우리 선수단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때만 해도 리우데자네이루, 도쿄 대회 때와 비교하면 과감한 예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이를 한참 뛰어넘은 호성적이었다.
장 감독 본인도 마음 속 기대는 컸다고 했다. 그런데 선수단이 그 기대마저 넘었다. 장 감독은 "내심 금메달 2개를 목표로 했다"며 "금메달 3개로 초과 달성했다. 선수들이 현지에서 적응 잘하고, 지도자와 함께 아무 탈 없이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해준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선수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장갑석 감독은 끝으로 국민들에게 이번 대회 성과의 공을 돌렸다. 장 감독은 "국민 여러분, 사격 팬여러분 정말 진심으로 가슴을 모아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성원과 응원으로 오늘의 결과를 이뤄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