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 일본인 아티스트가 한국을 술렁이게 했다. 파란색 민소매를 입고 여리여리한 몸매를 보유한 가수가 폭발적인 라이브 실력을 뽐낸다. 스튜디오에서 토미오카 아이가 부른 ‘굿 바이 바이’ 영상은 한국 SNS에서 순식간에 화제를 모았고, 그렇게 토미오카 아이는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주목받는 아티스트가 됐다.
토미오카 아이는 신기해 했다. 댓글란이 한국인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제발 한국으로 와서 노래 좀 불러줘.” 해당 댓글이 토미오카 아이를 움직이게 했다. 총 3번 한국에서 버스킹 공연을 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토미오카 아이는 “한국 팬들은 제가 노래를 부르면 늘 큰 목소리와 박수로 호응해 준다”며 인기를 실감했다.
토미오카 아이의 실제 모습은 영상에서보다 더 강인해 보였다. 질문 하나하나에 진중하게 답해주는 토미오카 아이의 모습에서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가 느껴졌다.
그는 2002년 생으로 호주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이후 일본에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토미오카 아이 노래에는 영어 가사가 꽤 있는 편인데, 호주에서 자란 경험 덕분인지 발음이 유창하다.
영어, 일본어 2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토미오카 아이는 ‘언어유희’를 이용해 재미있는 가사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라는 단어가 일본에서는 ‘사랑’(あい)을 뜻하고 영어로는 ‘눈’(eye)을 뜻해요. 두 가지 의미를 이용해 재치 있는 가사를 쓰는 게 저만의 특징이에요.”
호주에서 일본 그리고 현재는 한국까지. 비교적 어린 나이에 다양한 나라를 오가며 각기 다른 문화에 적응하는 데 힘들지는 않았을까. 특히 한국인도 가끔은 버거워 하는 ‘빨리빨리 문화’를 토미오카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했다.
“너무 좋아요! 호주에서 비교적 여유롭게 지내다가 일본 도쿄에 거주하게 되면서 일본의 바쁜 생활에 충격받았던 경험이 있거든요. 그런데 한국의 일 진행 속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어요. 그런데 저는 스피드를 좋아해요. 한국에서 협업하자고 하면 빨리 협업이 되고, 곡이 발매된다고 하면 곡이 바로 발매되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저랑 잘 맞아요.”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던 ‘굿 바이 바이’는 발라드 느낌이 강하다. 밴드음악 같은 분위기의 곡도 있다. ‘아나타’, ‘아이 니드 유어 러브’(Ai need your love) 등이 그 예다. 토미오카 아이는 자신의 노래를 하나의 장르에만 가두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다양한 장르에서 좋은 부분을 가지고 와서 저만의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하이브리드 음악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토미오카 아이는 올 한 해 한국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지낼 예정이다. 9월 21일, 22일 양일간 무신사 개러지에서 첫 단독 내한 공연을 펼친다. 당초 21일 한 회 공연이 계획이었으나, 전석 매진되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22일 추가 공연을 결정했다. 토미오카 아이는 매진 소식을 듣고 “우레이시!”(うれしい, 기쁘다)를 외쳤다고 했다. 한국어 연습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날 “한국어 공부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느냐?”고 묻자 “스고쿠 오오이데스!” (엄청 많아요) 라며 한국어가 빼곡히 적힌 수첩을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아, 이건 조금 스포인데요. 11월 페스티벌도 계획에 있고 그 외 행사 및 라이브 무대 등을 위해서 앞으로 자주 한국에 방문할 것 같아요. 또 한국을 넘어서 여러 국가에서 라이브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큰 목표예요. 저는 라이브에 자신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