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희가 연인인 홍상수 감독의 신작 ‘수유천’으로 올해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김민희는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 제77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김민희는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된 후 무대에 올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기쁨을 드러내며 “길게 찍고 싶었는데 (촬영기간) 5일이 너무 짧았다. 그 짧은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같이 작업한 권해효 배우, 조윤희 배우와 이 상을 나누고 싶다. 감사하고 너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김민희는 또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준 홍상수 감독님, 저는 당신의 영화를 너무 사랑한다. 함께 작업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연인이기도 한 홍상수 감독에게 애정을 드러냈다.
김민희는 수상 후 자리로 돌아가 옆자리에 앉은 홍상수 감독에게 수상 트로피를 건네고 어깨에 얼굴을 기대는 등 또 한번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수상자 기념 촬영에서도 홍상수 감독의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며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지난 2015년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2년 뒤인 2017년 불륜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불륜 인정 후 빗발치는 여론의 비난 속 연기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김민희는 이후 홍 감독의 영화에만 출연하며 배우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수유천’은 여자대학교 강사가 몇 년째 일하지 못하고 있는 외삼촌에게 촌극 연출을 부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홍상수 감독의 32번째 장편영화로 김민희, 권해효, 조윤희, 하성국 등이 출연했다.
홍상수 감독은 ‘수유천’으로 ‘우리 선희’(2013),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강변호텔’(2018)에 이어 4번째로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이 영화제에서 ‘우리 선희’는 감독상,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황금표범상, ‘강변호텔’은 배우 기주봉이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는 1946년에 창설된 영화제로 매년 8월 스위스 북동부의 휴양 도시 로카르노에서 열린다.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작가주의 영화들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로카르노 국제영화제는 지난해부터 성별을 두지 않고 최우수연기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으며, 올해는 김민희와 더불어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공동제작 영화인 ‘마른 익사’에 출연한 배우 4명에게도 최우수연기상이 주어졌다.
이날 영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인 황금표범상은 리투아니아의 사울레 블류바이테 감독의 영화 ‘독성’이 차지했다. 이 영화는 지역의 한 모델 학교에서 독특한 유대감을 형성하며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상을 좇는 13세 소녀 두 명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