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데뷔전에 찬물을 끼얹은 마크람 다부브(52·튀니지) 팔레스타인 축구대표팀 감독이 미소 지었다.
팔레스타인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0-0으로 비겼다.
경기 후 다부브 감독은 “오늘 경기는 힘들었다. 우리가 데려올 수 있는 모든 선수를 데려와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무승부를 거둬서 행복하다. 경기를 응원해 준 팔레스타인 팬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팔레스타인은 홍명보 감독 데뷔전에 찬물을 끼얹었다. 밀집 수비로 홍명보호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았고, 기어이 값진 승점 1을 따냈다. FIFA 랭킹 96위인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한국(23위)과 비긴 것은 ‘승리’와 같았다.
다부브 감독은 “경기 결과는 아쉽다. 하지만 우리가 경기 전에 체력적으로 선수들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후반 들어서 걱정이 많았다. 솔직히 원정 경기여서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면서도 “선수들이 전술적인 부분을 잘 따라줘서 우리가 원했던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었다. 두 팀 모두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두 팀에 공정한 결과로 남았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짚었다.
팔레스타인은 현재 이스라엘과 전쟁 중이다. 다부브 감독은 “우리의 원동력은 최대한 좋은 선수층을 갖추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은 압박 상황에도 잘 뛸 수 있는 멘털을 갖고 있었다”며 “팔레스타인은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우리도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는 희망과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이런 목표를 갖고 중요한 승점 1을 딸 수 있어 행복하다. 앞으로도 우리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팔레스타인 팬뿐만 아니라 한국 팬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한국 팬이 우리를 존중해준다고 느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앞서 말레이시아에서 훈련하고 한국에 온 다부브 감독은 “잔디 상태는 말레이시아 경기장과는 달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100%는 아니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잔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컨디션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훈련을 진행한 가장 큰 이유는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의 시차 적응을 위해서였다. 말레이시아에서 시차 적응을 해서 원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