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팬들은 아직 설레발을 쳐선 안 된다. 와일드카드 레이스가 더 치열해졌다."
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해 보였던 김하성(29)의 소속팀 샌디에이고의 '기세'가 꺾였다. 한때 지구 1위 역전까지 노렸으나 판도가 바뀌면서 이젠 가을야구 진출도 확신할 수 없는 처지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0일(한국시간) MLB 30개 구단의 현 시점 파워 랭킹을 발표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구 선두를 수성한 LA 다저스는 1위에 올랐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9일 기준 86승 47패(승률 0.601)로 MLB 전체 승률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지난주 6경기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LA 에인절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상대로 4승 2패를 기록하며 순항했다. MLB닷컴은 "다저스는 시즌 최종 승률 6할을 넘기려면 남은 경기 12승 7패를 기록해야 한다. 성공한다면 1947~57년 뉴욕 양키스 이후 처음으로 6년 연속 6할 이상 승률을 기록한 팀이 된다"고 소개했다.
웃음짓는 다저스와 달리 후반기 최강팀이던 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는 주춤했다. MLB닷컴은 샌디에이고를 주간 파워랭킹 8위로 뒀다. 샌디에이고는 후반기 31승 15패(승률 0.674)를 달렸지만, 최근 연승이 끊긴 이후 기세가 이전 같지 않다. 한때 선두 다저스를 3경기 이내까지 추격했으나 9일 기준 승차는 다시 6경기까지 벌어졌다. 잔여 경기 내 역전은 쉽지 않다.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만난다면 승산이 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022년에도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나 3승 1패로 대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문제는 포스트시즌 가능성 자체다. 샌디에이고는 9일 기준 81승 64패(승률 0.559)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겨우 반 경기 차 뒤에 있고, 뉴욕 메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까지도 2.5경기 차 범위 안에서 샌디에이고를 꾸준히 쫓고 있다. 역전 가능성이 희박해진 서부지구 경쟁과 달리 와일드카드 경쟁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MLB닷컴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매체는 샌디에이고에 대해 "파드리스 팬들은 아직 포스트시즌 설레발을 시작하면 안 된다(Don't start counting these postseason chickens just yet)"고 지적하면서 "메츠의 최근 연승 행진으로 판도가 흔들렸고 파드리스는 다소 긴장해야 할 정도로 와일드카드 레이스가 치열해졌다"고 했다.
매체는 이어 "다저스는 이제 지구 경쟁팀들에게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샌디에이고가) 승패를 챙겨야 할 팀은 메츠, 애틀랜타, 애리조나다"라고 짚었다. 평소 다저스를 상대로 치열한 라이벌 의식을 불태운 샌디에이고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인지하라는 충고다.
한편 팀이 위기 상황에 빠진 가운데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는다. MLB닷컴은 김하성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2루수로 옮겼던 잰더 보가츠가 다시 유격수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보가츠는 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2루수로 뛰다가 6회부터는 유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하성은 벌써 1달 가까이 자리를 비우고 있다. 지난달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베이스로 귀루하던 도중 오른쪽 어깨 통증을 느껴 교체된 김하성은 염증을 발견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으나 아직 로스터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수비 훈련은 진행 중이나 송구 강도가 100%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하성의 빈자리가 쉽게 채워지는 건 아니다. 올스타 유격수로 오래 활약한 보가츠가 있지만, 이 경우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1루수에서 2루수로, 지명타자 루이스 아라에즈가 1루수로 옮기는 '연쇄 이동'이 필요하다. 샌디에이고는 이 방법을 통해 도노반 솔라노를 지명 타자로 활용해 공격력 보강을 노릴 거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