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은 지난 15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 10-9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 초 등판,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시즌 35번째 홀드를 챙겼다. 리그 홀드 부문 단독 선두(2위 임창민·28홀드)를 질주한 노경은은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2년 박희수가 세운 구단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종전 34홀드)마저 갈아치웠다.
그는 경기 뒤 "올 시즌 목표였던 35홀드(구단 최다 기록)를 달성해 정말 기쁘다. 불펜투수로 꼭 한번 달성하고 싶었던 목표였는데 달성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40홀드(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2019년 김상수)까지 욕심이 나진 않는다"라며 "홀드를 달성할수록 팀이 이기는 상황이라는 뜻이니 그저 남은 경기 동안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홀드를 쌓고 싶다. 팀 분위기가 좋고 선수들도 경기를 잘 준비하고 있다. 잔여 경기에서 최대한 많이 이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노경은의 홀드 기록이 놀라운 건 적지 않은 나이 때문이다. 1984년생으로 팀의 마무리를 맡고 있는 조병현(2002년생)과 무려 열여덟 살이나 차이 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생산성'은 뒤처지지 않는다. 지난달 1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KBO리그 사상 첫 '2년 연속 30홀드' 대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노경은은 "살다 보니 이런 대기록을 세우는 거 같다.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값진 기록이 될 거 같다. 의미를 갖게 해준 기록"이라며 "'이런 기록을 세우기 위해 지금까지 시련이 있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을 달성한 순간 지난 야구 인생의 순간이 필름처럼 지나갔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다음 목표로 구단 최다 홀드 기록을 꼽았는데 기어코 이마저 해냈다.
체력 문제도 끄떡없다. 오히려 시즌을 치를수록 강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후 등판한 8경기 평균자책점 '0'이다. 9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감독의 신뢰도 절대적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은이는 많은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다. 히스토리가 있는 선수"라며 "마흔 살에도 경쟁력이 있다는 게 후배들에게 공감되지 않나 싶다. 내가 경기 끝나면 가장 늦게 가는 편인데, 그럴 때 보면 항상 유산소 운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자기 관리하는 부분은 후배들이 보고 배워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감독으로선 미안하고 고마운 존재"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