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은 최근 "플레이오프(PO)까지는 선발 투수가 3명만 있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단, 한국시리즈(KS) 진출 시엔 4명의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지난 22일에는 PS 두 명의 선발 투수를 확정, 공개했다. 손주영과 최원태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은 큰 경기에서도 잘 던질 수 있다는 믿음을 줬다"라며 "둘 다 불펜 투수로는 적합하지 않은 유형"이라고 말했다. 손주영은 리그 토종 선발 투수 중 평균자책점(3.82·9승 10패)이 두 번째로 좋다. LG가 지난해 우승 청부사로 데려온 최원태는 9승 6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하고 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디트릭 엔스, 그리고 임찬규 중 한 명이 PS 선발진 한자리를 맡는다. 외국인 투수와 토종 에이스가 PS 선발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엔스는 13승 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 중이다. 케이시 켈리를 내보내고 데려온 에르난데스는 3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올렸다. 임찬규는 9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 중인데,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3.39로 이 기간 국내 투수 중에는 가장 좋다. 다만 에르난데스와 임찬규는 구원 투수로 나선 경험이 있다.
LG가 이런 선택을 한 건 약한 불펜 사정 탓에 꺼낸 고육지책이다. 최근 3년 연속 불펜진 평균자책점 1위를 한 LG는 올 시즌에는 3위(4.65)로 떨어졌다.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엔 불펜의 힘이 막강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김진성과 유영찬을 제외하면 믿을만한 불펜 투수가 없다. 최근 함덕주와 이종준이 가세했고, 백승현도 기회를 얻고 있다.
결국 엔스와 에르난데스, 임찬규 중 두 명은 PS 기간 잠시나마 불펜으로 전환한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서 불펜으로 간 2명은) 롱릴리프로 쓸 수 있다. 또 1이닝만 맡길 수도 있고,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 수도 있다"라며 "마무리 유영찬이 경기 중간에 (중요한 상황에서) 나갈 수도 있다. 머릿속에 구상은 많은데 시즌 종료 후 코칭스태프, 전력 분석팀과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단기전이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좀 더 높은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