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마치고 배찬승(18·대구고)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챙겨 자리로 돌아갔다. "(삼성) 갤럭시 쓰네요"라는 취재진의 말에 그는 당당한 목소리로 "태어날 때부터 썼습니다"라며 자신이 뼛속까지 '삼성맨'이라는 걸 어필했다.
배찬승은 지난 12일 2025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전체 3순위로 지명됐다. 당시 이종열 삼성 단장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강속구를 던질 좌완 불펜이 필요했다. 그런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라며 지명 배경을 전했다.
이로써 삼성은 원태인(경북고·2019년)-황동재(경북고·2020년)-좌완 이승현(대구 상원고·2021년)-배찬승으로 이어지는 1라운더(1차 지명 포함) '로컬 투수진'을 갖추게 됐다. 배찬승은 "롤 모델로 백정현 선수를 좋아한다. 위기관리 능력이나 변화구 등을 닮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배찬승은 지난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루키스 데이'를 통해 선수단 및 팬들에게 처음으로 인사했다. 이날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2024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LG 트윈스전)를 맞아 2만4000명의 관중이 모두 들어찼는데, 이들 앞에서 당당한 시구로 자신을 알렸다.
배찬승은 "오늘 먼저 선배들과 만났는데 너무 떨렸다. 유명한 분들이 정말 많았다"며 "인사드리는데 너무 긴장이 되더라. 얼른 내년이 돼서 빨리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롤모델 백정현을 만난 것에 대해선 "전체 인사 후 따로 인사를 드렸는데 정말 영광이었다. 위기 관리 능력과 프로에서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등을 많이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실 드래프트 때 삼성은 배찬승과 함께 김태현, 김태형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드래프트 직전까지도 고심을 계속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배찬승은 "기사를 통해 (경쟁자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삼성을 꼭 가고 싶었다. 뽑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활짝 웃었다.
대구 옥산초와 협성경복중, 대구고를 차례로 나온 '로컬 보이' 배찬승으로선 대구를 연고지로 하는 삼성에 꼭 가고 싶었다. 그는 "원래 삼성을 좋아했다. 처음 응원하기 시작했을 때가 왕조 시절이었는데, 그때는 삼성이 당연히 이기는 줄 알았다. 늘 이겼다"고 돌아봤다.
배찬승은 "대구팀에 들어왔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제 내가 삼성에서 다시 한번 왕조를 세워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매년 10승을 할 수 있는 투수가 돼서 삼성 라이온즈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잡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배찬승은 올 겨울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웨이트 훈련에 집중하며 몸을 만들 예정이다. 배찬승은 "(내년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제구를 더 정교하게 보완하고,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보다 높이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