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를 4-3으로 승리,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KT와 SSG는 정규시즌 공동 5위(72승 2무 70패, 승률 0.507)로 순위를 가리지 못한 상황. KBO리그 사상 처음 성사된 5위 결정전의 희비는 명확했다. 승리한 KT는 2일부터 정규시즌 4위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 여부를 두고 맞대결한다. 반면 SSG는 시즌을 마감했다.
단 한 경기로 시즌 농사가 좌우되는 벼랑 끝 승부.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긴장하거나 그런 건 없는 거 같다. 우승도 경험하고 매 시즌 포스트시즌(PS)도 경험했기 때문에 불안감은 없다. 오늘 누가 운이 좋은가 봐야 할 거 같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숭용 SSG 감독은 "10일 전부터 (5위 경쟁이 워낙 치열해) PS을 했다. 하루살이 야구라고 해서 경기마다 최선을 다했다"며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각각 그 이상으로 해줬다. 내심 걱정했는데 의외로 당당하게 즐기는 느낌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며 포부를 밝혔다.
먼저 웃은 건 KT였다. KT는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가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4구째 직구를 받아쳐 왼쪽 펜스를 넘기는 선제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SSG는 3회 초 반격했다. 1사 후 최지훈이 우익수 방면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정준재의 중전 적시타로 동점. 5회 초에는 2사 후 최지훈의 안타로 KT 선발 엄상백이 강판당했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정준재와 최정의 연속 안타로 2-1 앞섰다.
KT는 4~6회까지 엘리아스에게 사사구 2개만 얻어냈을 뿐 안타 없이 침묵했다. SSG는 2-1로 앞선 8회 말 최정의 솔로 홈런으로 쐐기를 박는 듯했다. 승부가 요동친 건 8회 말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두 번째 투수 노경은이 선두타자 심우준을 우전 안타로 내보내자, 세 번째 투수로 토종 에이스 김광현을 내보냈다. 김광현이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투구 수 97개를 기록했다는 걸 고려하면 ‘이틀 휴식 후 등판’으로 파격에 가까운 기용이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KT는 대타 오재일이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연결했고, 이어 로하스가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볼카운트 2볼에서 김광현의 3구째 시속 136㎞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겼다. SSG는 9회 초 2사 2루에서 무득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KT는 2번 타자 로하스가 3타수 2안타(2홈런) 2득점 4타점하며 원맨쇼를 펼쳤다. SSG는 최정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활약했으나 8회 '역전'이 뼈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