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 선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교체 예산과 교체 면적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민의힘 윤영희 서울시의원(비례)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내년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교체 예산으로 15억 5000만원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이는 올해 예산 1억 7000만원에서 9배 증액된 액수다.
잔디 교체 면적도 올해 1885㎡에서 내년 8500㎡ 이상으로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서울시설공단은 경기장 중앙 등 밀도저하 구간 잔디만 교체했지만, 내년에는 교체 잔디 면적을 4.5배 늘리기로 했다.
다만 잔디 품종은 올해와 같은 한지형 잔디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지형 잔디는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해 여름철 이른바 논두렁 잔디나 녹아내리는 잔디 등으로 논란이 지속됐다. 서울시설공단은 더위에 강하고 마찰도 잘 견디는 난지형 잔디 교체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밝혔으나, 우선 올해와 내년 모두 켄터키블루그래스 70%·톨훼스큐 30% 품종을 섞는 한지형 잔디로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K리그 경기뿐만 아니라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그리고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잔디가 크게 훼손돼 논란이 됐다.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등 대표팀 선수들도 잔디에 대해 아쉬움을 전한 바 있다. 이에 오는 15일 열리는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여기에 잔디를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올해 경기장 대관과 주차요금 등 82억 550만원을 벌고도 잔디 관리에는 2억 5327만원만 쓴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련 서울시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유명 외국인 선수인 제시 린가드(FC서울)를 뜬금없이 참고인으로 채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영희 의원은 “일본과 영국 등 해외경기장은 송풍기, 바닥온수관, 에어컨, 인공채광기 등이 구축돼 있어 더운 여름에도 잔디 상태를 잘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예산 증액과 함께 제대로 된 구장 환경 개선을 고민해봐야 할 때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문적인 경기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