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 대장정에 돌입한다. 7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1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각자 목표와 각오를 전했다.
다가올 시즌 V리그 남자부 순위 경쟁은 예측이 어럽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역대 최초로 통합 4연패를 해낸 대한항공은 리그 넘버원 세터 한선수,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정지석 등 주축 선수들이 건재하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11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탄탄한 전력을 보여줬다. V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최초로 5000득점을 넘어선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를 영입해 국내 정상급 레프트 허수봉과 쌍포를 구축했다.
공·수 전력 균형이 좋은 지난 시즌 2위 우리카드는 리그 대표 신성 공격수 김지한이 성장세가 돋보인다. 오기노 마사기 감독 체제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OK저축은행도 조직력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KB손해보험은 2019~20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자 나경복, 정상급 세터 황택의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전력이 상승할 전망이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선 현대캐피탈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인정받았다. 사전에 각 팀 사령탑을 상대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2팀을 꼽아달라는 설문을 진행했는데, 현대캐피탈이 가장 많은 5표를 받았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좋은 평가를 해줘서 감사하다"라면서도 "KOVO컵에서 우리(현대캐피탈)와 대한항공이 결승전에 올랐지만, 다른 팀들도 정상을 노릴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발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다크호스를 꼽아달라는 요청엔 한국말로 "모든 팀"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반면 '대한항공 왕조'를 이끌고 있는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네버 스톱 헝그리 포 모어(Never Stop, Hungry for more)'이라는 팀 슬로건을 전하며 "우린 아직 배고프며, 더 많은 걸 갈망한다. 다음 레벨로 가기 위해 결코 멈추지 않겠다"라는 출사표로 통합 5연패 달성 의지를 드러냈다.
다가올 시즌 남자부에서 가장 큰 변화는 국내 감독보다 외국인 사령탑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종료 뒤 현대캐피탈이 블랑, 우리카드는 마우리시오 파에스, KB손해보험이 미겔 리베라 감독을 선임했다. 외국인 감독은 기존 틸리카이넨·오기노 감독을 포함해 총 5명이다. 국내 감독으로 올 시즌을 맞이한 팀은 한국전력(권영민)과 삼성화재(김상우) 뿐이다.
V리그 데뷔를 앞둔 블랑, 파에스 감독은 순위 목표를 밝히거나 경계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그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김상우 감독은 "외국인 감독의 개성을 존중하겠지만, 우리의 방식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감독으로서) 책임감이 생긴다"라고 했다. 권영민 감독도 "외국인 감독보다 성적이 더 나아야 한다. 그래야 다른 국내 감독이 설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경쟁심을 드러냈다. 다가올 시즌 사령탑 사이 지략 대결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